레버리지 개인손실 6.3조…도입 책임은 여전히 안갯속
야 "개인 확정손실 비중 91.7%, 사모펀드와 희비 엇갈려"
개인 손실엔 사과…정책 도입 결정 잘못은 인정 안 해
금감원 "15일간 위험 심사"…도입 경위·청와대 개입 공방
2026-10-22 15:30:26 ㅣ 2026-10-22 15:41:40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개인투자자 손실이 6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상품 도입을 둘러싼 책임 소재는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투자자 손실에 재차 사과했지만, 상품 도입 결정의 책임 소재와 사전 위험 검토 및 심사 과정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사모펀드는 수익을 거둔 반면 개인투자자 손실이 컸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정책 결정 과정뿐 아니라 투자자별 손익 구조와 피해 구제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22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상품 도입 과정의 책임과 심사 적정성, 투자자 피해 구제 방안을 둘러싼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 관련 인사들이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드러났습니다.
 
실제 손실 규모와 투자 주체별 손익 격차도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이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통계에 따르면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005940)·메리츠증권··삼성증권(016360)·KB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039490)·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003540)) 자료를 취합한 결과, 지난 5월27일 상품 출시 이후 8월14일까지 개인투자자 총손실은 6조313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미래에셋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7월30일까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거래한 개인투자자의 매도 확정 순손실은 4239억5624만원에 달했습니다. 전체 확정 순손실 4624억원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부담한 비중은 91.7%였습니다. 반면 같은 자료에서 사모펀드는 206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돼 투자 주체별 손익이 엇갈렸습니다.
 
개별 거래에서 발생한 피해와 구제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SK하이닉스(000660) 레버리지 상품 거래 과정에서 유동성공급자(LP)의 매수 주문이 취소돼 호가 공백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는 약 1081주, 1200만원 규모로, 금감원은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투자자 손실에 대한 당국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책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투자자들에게 송구하다며 감독기구의 역할과 책임을 되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출시 심사 과정의 적정성을 놓고는 당국의 해명과 야당의 추궁이 이어졌습니다. 같은 당 박성훈 의원이 금융위 일정에 맞춰 심사를 서둘렀다는 금감원장의 앞선 발언과 관련해 구체적인 요청 주체를 묻자, 이 원장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증권신고 심사 기간 15일간 상품 구조와 핵심 위험을 엄정하게 심사해 15일 됐을 때 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예비상장심사를 하고 증권신고로 들어오는데 이 사안은 금감원에 곧바로 들어와 빨리 한 측면이 있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책 결정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박준태 의원이 청와대 압력·지시 여부를 추궁하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 사항"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박 의원이 잘못된 정책 결정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느냐고 묻자 이찬진 금감원장은 "없다. 정부 정책 결정에 따라서 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투자자 손실에는 사과했지만 정책 결정 자체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정책을 결정한 금융위와 심사를 담당한 금감원 사이에서 도입 경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의문도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정책 도입의 명분이었던 해외투자 자금의 국내 유인 효과도 검증 대상으로 떠올랐습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6개 증권사 자료를 근거로 개인투자자의 월평균 해외주식 순매수액이 출시 전인 1~5월 약 2조3491억원에서 출시 후인 7~8월 약 2조8164억원으로 20%가량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해외투자 흐름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해 상품 효과만 분리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하며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보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상품 폐지 가능성에 대해 이 위원장은 "지금 상품 폐지하는 것은 재산권 문제가 있다"며 "여러 조치를 통해서 안정화돼 있는데 계속 고민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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