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HL만도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가결되자, 7개월 전 조직 변경 절차를 문제 삼아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를 요청했습니다. 노조는 회사가 새 집행부와 임금·단체협약 교섭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조직 변경의 효력을 부정한다며 반발했습니다.
3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HL만도는 지난 21일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전국금속노동조합 만도지부 등을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3월 기업별 노조였던 만도노동조합이 금속노조로 전환하는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쟁의투표도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가처분신청서에 따르면, 만도는 평택·원주·익산 사업장에서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행위 금지를 요구했습니다. 전면 금지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생산시설 점거와 쟁의 불참자의 출입·조업 방해를 금지하고, 쟁의 일시와 방법 등을 7일 전에 통보해 달라고도 요청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하루당 50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회사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 3월10일 열린 조직 변경 총회입니다. 노동조합법과 기존 노조 규약상 총회는 7일 전까지 공고해야 하지만, 노조는 닷새 전에 공고했습니다. 회사는 기존 노조 규약 폐지와 금속노조 규약 채택, 상급단체 결정에 관한 별도 의결도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 측은 조직 변경이 무효이므로 지난 10월7일 실시된 쟁의투표도 효력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기존 금속노조 만도지부 조합원 46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들이 별도 가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투표 자격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노조는 임시총회를 3일 이내에 소집하도록 한 별도 규정에 따라 총회를 진행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당시 전체 조합원 1063명 중 993명(93.4%)이 투표했고, 837명(84.29%)이 찬성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설령 절차적 하자가 있더라도 조합원 대다수가 참여해 찬성한 결의를 무효화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금속노조 만도지부에 조합원 1000여명이 들어가겠다고 결의한 것이라 별도로 규약을 개정할 이유가 없다"며 "기존 임원들이 모두 사퇴하고 통합 선거로 새 집행부를 선출했는데, 회사도 이들과 올해 임단협 교섭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도 회사 주장의 법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김상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규약 제정 주체 자체가 금속노조인데 기업 노조가 조직 변경하면서 규약 제정을 결의할 수 없다"며 "조직 변경하면 금속노조 규약이 자동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조직 변경 결의가 효력이 없다는 주장은 말이 안 맞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쟁의행위 전면 금지를 구하는 것은 헌법상 단체행동권 자체를 전면으로 부인하는 것"이라며 "직장 점거나 쟁의 불참자의 조업을 방해할 조짐이 전혀 없는데 선제적으로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은 쟁의행위 자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에서 하는 것 같다"고 의심했습니다.
이와 관련, 만도 측은 "금속노조 만도지부의 쟁의행위와 관련된 정당성 및 방법 등에 관하여 방어권 차원에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은 오는 11월18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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