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이선율

melody@etomato.com

사소한 것, 알려진 것도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기자의 '눈')도 넘는 야놀자 갑질, 브레이크가 필요해

2021-09-23 06:00

조회수 : 3,24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숙박업도 해본 경험이 있는 대표가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겨 어려운데 숙박업소들의 호주머니 돈을 털어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야놀자의 과대한 수수료 정책에 숙박업주들의 한숨이 연일 깊어지고 있다. 업주들 사이에선 야놀자가 플랫폼 기업중 가장 독하게 수수료 착취를 하고 있다고 얘기되고 있다. 예약 한건당 떼어가는 수수료는 10% 수준이지만 비수도권 기준으로 최대 300만원 수준의 광고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30~40% 수준의 수수료를 챙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에선 최대 500만원까지 광고료를 챙기고 있다.
 
업주들은 광고를 하지 않으면 숙박업체가 손님을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로 돼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숙박업소 다수가 상업지역에 몰려있다보니 신규 손님 창출이 힘들고 옆 숙소에서 가격을 내리거나 광고를 통해 모객을 하면 더욱 손님이 줄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놀자 고액 광고는 업주들에게 부담이 크지만 달콤한 유혹이다. 
 
야놀자 광고상품은 다양한 카테고리 안에 분류돼있는데, 매달 최고 가격 300만원을 지불하면 어느 코너에서도 자신이 운영하는 숙소를 노출시킬 수 있다. 한 숙박업체 사장은 "'옆 모텔에서 300만원짜리 광고를 해 손님이 늘었다'고 야놀자 영업사원이 와서 태블릿PC로 쓱 매출 상승 데이터를 보여준다. 그 얘기를 들으면 200만원 광고를 하다가도 더 올리고 싶어진다"면서 "예를 들어 300만원짜리 광고를 하면 1500만원 규모 손님을 보내줘야 순이익이 나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다. 그래도 광고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야놀자는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영위하는 문제로도 도마에 올라있다. 야놀자는 브랜드 판권만 팔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관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관련 프랜차이즈 숙박업주들의 얘기는 다르다. 매달 숙박과 대실로 발생한 수수료를 떼어가는 데다, 호텔 인테리어, 공사 등에 직접 관여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객실관리업체와 비품업체까지 인수한 행보만 보더라도 이러한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과 긴밀하게 연관해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야놀자는 모텔 브랜드를 6곳 보유하고 있고, 벌써 전국에 237개소가 운영 중이다. 숙박업체들은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들이 상단에 노출돼 손님을 뺏어오는 구조여서 주변 숙소들까지 고액광고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유사 프랜차이즈 방식의 영업은 야놀자뿐 아니라 카카오와 쿠팡에서도 비슷하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과 비가맹 택시 사이 불공정 배차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쿠팡도 자체 상품(PB)을 늘려 자신의 플랫폼 내 상단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소위 특혜 의혹이 일었다. 
 
빠른 성장세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나스닥 상장까지 추진중인 야놀자의 성장 뒷면엔 국내 숙박업주들의 희생도 수반돼있다. 실제로 야놀자 매출의 상당 부분이 광고 수입과 판매수수료 수입, 객실판매 수입에서 나오고 있다. 
 
숙박업체들은 야놀자가 중개플랫폼 업체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해주길 바라고 있다. 최근까지도 야놀자는 상생을 외치며 다양한 코로나 극복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숙박업체들은 그 진의마저 의심하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전국숙박업소 중 올해 휴업하거나 폐업한 일반숙박업체가 전체 5만3436곳 중 2만3199곳에 이른다. 해외서 오는 손님은 거의 없고 국내 손님도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숙박업체들간 파이 나눠먹기 경쟁만 과열되는 양상이다. 업체들의 호소에 대한 야놀자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결국 공정위와 국회가 칼자루를 쥐게 됐다. 정부가 칼날을 벼르기 전 모텔 종업원 출신으로서 누구보다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을 이수진 대표가 직접 나서 이들의 눈물을 먼저 닦아줘야 한다.
 
이선율 중기IT부 기자(melody@etomato.com)
 
 
 
  • 이선율

사소한 것, 알려진 것도 꼼꼼히 살피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