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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국내 1위 노리는 SK온, 배터리 흑자 전환 '시간 문제'

누적 수주 금액 220조원…LG·삼성 추월

2021-11-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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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SK온(분사 전 SK이노베이션(096770))이 국내 1위 배터리 기업으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배터리 후발 주자라는 타이틀을 떼고 완성차 업체와의 공고한 협력을 통해 수주 잔고를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업황 호조세에 따라 SK온이 배터리 사업에서 올해 4분기 흑자를 내고 내년에는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SK온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 누적 수주물량은 총 1.6테라와트시(TWh)로, 금액으로 환산시 220조원을 넘겼다. 이는 2300만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지난해 말 기준 70조원에서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SK온의 수주 잔고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의 협력 강화를 계기로 폭증했다. SK온은 지난 5월 포드와 미국 현지배터리 공장 설립을 위해 약 13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업계를 통틀어 미국 배터리 투자 건 중 최대 규모다. 최근에는 장쑤성 옌청시와 중국 배터리 4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총 투자규모는 25억3000만달러(약 2조9900억원)다. 옌청 4공장은 현지와의 합작 없이 독자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후발주자라는 수식어를 떼고 국내 1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의 수주 잔고가 약 200조원 수준, 2위 삼성SDI(006400)는 6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주 잔고 기준으로는 1위인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기준 5위를 기록하며 삼성SDI를 추월했다. 오는 2030년 경에는 중국 CATL과 LG엔솔에 이어 3위 업체로 도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SK온은 파우치형 배터리 사업을 강화하며 시장 입지를 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개발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파우치형을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 CATL과 BYD 등 업체들이 각형 LFP를 채택하고 있긴 하지만, 파우치형 LFP 양산을 통해 파우치 진영의 선두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파우치형에 더해 각형 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SK온 관계자는 "현재 파우치형 LFP 배터리의 개발과 설계가 끝난 상태로 생산 직전에 와있는 상태"라며 "중국 배터리보다 높은 주행거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차전지 전문가는 SK온이 각형 LFP를 생산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파우치형 LFP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더라도 완성차 업체의 각형 배터리 선호 경향이 강화하는 만큼 각형 LFP 개발에도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단전지와 팩 에너지 밀도는 다르다. 지금이 배터리 전기차 초기라면 파우치형 LFP가 침투할 자동차 제작사가 상당하겠지만 주요 자동차 제작사들이 각형 LFP를 셀투팩(CTP), 셀투카(CTC) 형태로 가지고 가려 하고 있다"면서 "파우치형 LFP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정도나 적합하고 배터리 전기차 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 제품 대비 월등한 성능적 장점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호조세 따라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올해 4분기 배터리 부문에서 흑자 전환을 이룰 전망이다. 연결 기준으로 SK온의 3분기 배터리 사업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8168억원과 987억원으로, 매출액은 전기대비 29.6% 전년동기대비 68.1% 늘었다. 윤형조 SK온 기획실장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 등으로 올해 세전영업현금흐름(EBITDA) 기준 손익분기점(BEP) 도달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지만 손익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는 흑자가 가능하다”면서 "내년 영업이익 BEP 달성 목표는 그대로다”라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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