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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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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문재인 못 미치는 이재명 지지도…해석 놓고 분분

대통령, 임기말 국정수행 지지도 안정적 40%대…87년 이후 최고

2022-02-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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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자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놓고 친문의 반이재명 정서를 탓하는 질타도 나온다. 진영 결집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대통령과 여당 후보의 지지율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3일 발표된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정기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선호도에서 이재명 40.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38.5%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윤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8.2%, 심상정 정의당 후보 3.3%,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2.1%,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0.7%,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0.5% 순이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2~24일 조사에선 38.5%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이번엔 40.4%로 1.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윤 후보는 40.2%에서 38.5%로 1.7%포인트 하락했다. 설 연휴 기간 발표된 CBS·KBS·TBS·뉴데일리·데일리안·오마이뉴스 등 6곳의 여론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격차는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정권교체 흐름이 예사롭지 않다며 이를 뒤집을 묘수 찾기에 혈안이다. 특히 세대별로는 2030, 지역별로는 서울에서의 반전이 최대 목표다. 답답한 박스권 흐름도 갑갑하다. 이를 반영한 듯 민주당 선대위 내에서 '박스권'이라는 말은 금기어가 됐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좀처럼 40% 선이 무너지질 않고 있다. 이날 쿠키뉴스와 한길리서치의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7.9%(아주 잘함 28.2%, 다소 잘함 19.7%)나 됐다. 87년 직선제 이후 임기말 대통령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통하게 잃은 아픈 기억에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지지층의 결집 효과도 있지만 상식을 뛰어넘는 일임은 분명하다. 
 
1월31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에서 영상을 통해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의 이례적인 임기말 높은 지지율은 이 후보에겐 짐이기도 하다. 특히 미래권력에 쏠려야 할 지지가 현재권력, 그것도 황혼의 권력에 뒤처지는 현상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는 "친문의 반이재명 정서가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해석했다. 경선 당시 이낙연, 정세균 후보 측에 섰던 상당수 의원들이 선거에 손을 놓고 있는 것에 대한 이 후보의 서운함도 커졌다고 핵심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후보와 친문 간 갈등의 골은 뿌리가 깊다. 친노와 깊은 구원이 있는 정동영 전 의원(이 후보는 정동영 팬클럽 회장이었다)으로부터 시작된 갈등은 2017년 대선 경선을 거치며 한층 격화됐다. 또 친문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기도지사 당내 경선과정은 그야말로 혈투였다. 혜경궁 김씨, 형수 욕설 등도 모두 이때 제기됐다. 
 
당시 친문 편에 섰던 나름 영향력 있는 이들이 여전히 SNS를 주무대로 활용하며 이 후보에 대한 악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이 후보의 이미지도 악화됐다. 일반 대중에까지 비호감 정서가 두터워진 데는 이런 친문의 공격도 일조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또 최근 이 후보가 차별화 차원에서 문재인정부를 계속해서 비판하고, 민주개혁세력 결집이라는 명분 하에 정동영과 정대철 등 친노와 구원이 있는 인사들을 복당시킨 것을 두고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는 평까지 나온다. 반면 국민 절반이 넘는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감안하면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는 필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민주당 선대위는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이 후보 지지율과의 격차는 인정하면서도 반이재명 정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87년 직선제 개헌 후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이 여당 후보 지지율과 연동된 적은 없었다"며 "문 대통령의 임기 말 높은 지지율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 대통령 개인에겐 비리가 없다는 신뢰가 한 몫한 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말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 후보가 문 대통령 지지율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서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대통령에 관한 호불호이고, 대선후보 지지율은 후보들끼리의 상대적 호불호 문제"라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당 후보에게 온전히 옮겨갈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은 상관관계가 없다"며 "이 후보의 지지율에 친문의 반이재명 정서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은 억지해석"이라고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이 후보의 지지율 사이에 갭이 있는 건 엄연한 사실"이라며 "강성 친문들이 아직도 이재명 후보를 온전히 지지하지 않고 있는 게 상당히 심하기 때문인데, 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여론조사들을 봐도 개연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시 양천구 CBS 사옥에서 열린 김동연-이재명 양자 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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