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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LG화학을 보는 달라진 시선…"엔솔 없어도 괜찮아"

LG엔솔 지분 82% 보유해 지분 가치도 긍정적

2022-02-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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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2년 02월 10일 11:3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최근 LG에너지솔루션(373220)(LG엔솔)이 역대급 기업공개(IPO)를 치르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로 등극하면서 모회사인 LG화학(05191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LG화학에서 2차전지 부분을 물적분할해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82%에 달하는 LG엔솔의 지분 가치와 함께 LG화학이 실적 개선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재평가 움직임도 일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2조6547억원, 영업이익 5조255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1.9%, 영업이익은 178.4% 각각 증가한 실적으로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4% 증가한 27조원으로 잡았다. 자본적 지출(CAPEX)은 전년 대비 1조원 증가한 약 4조원 수준으로 3대 신성장 동력인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중심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관련 구주매출로 2조5000억원가량을 확보해 별도 기준 순차입금 비율이 10% 초반대일 정도로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직접 사업만으로 2030년까지 현재 매출의 두 배가 넘는 60조원을 달성하고,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해 신규 상장된 LG엔솔이 2차전지 사업부문을 가져감에 따라 독자적인 생존 가능성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물적분할 이슈로 LG화학의 주가는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며 지난해 1월14일 101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고점을 찍었지만, 지난달 27일에는 61만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반면 같은 날인 27일 상장한 LG엔솔은 상장 첫날 공모가(30만원)의 약 2배인 59만7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으나 이후 50만원대로 떨어졌다. 다만 이날은 코스피 역시 급락하며 2614대로 밀리는 등 전반적으로 시황이 좋지 않았던 점도 반영됐다.
 
그럼에도 LG엔솔이 공모가 이상으로 시세를 유지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LG화학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모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LG화학은 3대 신사업을 중심으로 LG엔솔의 실적과 별개로 자체적인 성장 방향을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투자자 설명회에 나선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이 제시한 3대 신사업을 살펴보면 먼저 친환경 소재로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생분해·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를 중심으로 친환경 비즈니스 매출을 1조4000억원에서 2030년에는 8조원으로 6배 확대해 저탄소 경제 정책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분리막 등의 라인업을 갖춘 전지소재 사업은 2021년 매출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21조로 12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로 LG화학은 2006년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를 양산하는 등 기술력을 갖추고 현재 국내 최대인 8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원통형과 파우치용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2026년까지 한국·중국·유럽·미국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26만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LG화학은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글로벌 임상 진입 과제 가속화로 글로벌 혁신 신약 출시를 통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글로벌 혁신 신약의 파이프라인 10개를 확보했으며,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등 연구개발을 가속화해 2030년까지 23개의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주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목표주가를 내려잡은 증권사들은 LG화학이 가지고 있던 2차전지 사업이 LG엔솔로 분리됨에 따라 할인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봤다. 정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의 상장을 전후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기존에 핵심 성장동력이었던 전지부문이 별도 상장법인으로 거래가 되면서 기존 사업부문에서의 신규 추가 성장원 확보가 주요 과제로 남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화학·첨단 소재의 실적 둔화로 단기 투심은 부정적일 수 있지만, 친환경 제품군 강화와 전지소재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40만원에서 80만원으로 가장 많이 하향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LG화학에 대해 저가 매수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LG엔솔의 시총이 123조원에 달하는 반면, LG화학이 43조에 그치는 만큼 LG엔솔과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LG엔솔의 주가 상승은 2차전지 관련된 여러 ETF나 펀드 등의 패시브 자금이 투입된 영향이 크다고 봤다. 이에 반해 LG화학은 이런 패시브 자금이 빠짐에 따라 주가 하락이 이어졌지만, LG엔솔의 지분 82%를 가지고 있고, 2차전지의 중요 소재인 양극재와 분리막 등의 사업을 하고 있어 LG엔솔의 성장과 함께 사업 영역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LG화학의 사업 부문에서 2차전지가 빠짐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양극재로는 캐파가 가장 크다”라며 “이번 발표를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자체 사업에서도 성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 종합 전지소재 사업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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