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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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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까지 가시밭길…관건은 이준석·윤핵관

국민의힘 최고위,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의결로 비대위 전환 속도

2022-08-0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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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민의힘이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소집, 당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낸 가운데 이에 따른 가시밭길도 예상된다. 비대위 출범으로 당무 복귀 길이 막힐 처지에 놓인 이준석 대표 측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 대표 측은 절차적 부당성을 지적해 명분을 취하는 여론전을 병행하는 동시에 전국위 의결에 따른 가처분신청 카드도 만지작거린다. 비윤계를 비롯해 당 안팎에서 당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하는 대신 내분을 촉발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도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윤핵관의 거취도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소집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통해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공감대를 형성, 비대위로 전환키로 뜻을 모은 데 따른 후속조치다. 국민의힘 현행 당헌 96조(비상대책위원회)를 보면 "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위 의결을 거쳐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이 임명한다"고 규정됐다. 국민의힘은 이 부분을 "당대표 직무대행도 임명할 수 있다"로 바꿀 계획이다. 당헌이 고쳐지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 임명이 가능해진다. 
 
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이후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최고위에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주말 새 최고위 사퇴 의사를 밝힌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참석해 의결을 한 것을 놓고도 격론이 일었다. 권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비대위 출범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전국위 개최를 설득하기 위해 비대위 전환에 유보적인 서병수 의원(전국위원장)을 포함한 당 중진 의원들과 오찬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서 의원은 "실무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빠른 시간 안에 전국위 개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일단 긍정적인 답을 내놨다.
 
비대위 전환이 착착 진행되면서 일각에선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내주엔 전국위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전국위는 3일 전에 공고해야 하므로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는 정리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재유행을 감안해)전국위를 대면으로 할지 온라인으로 할지 정해 가능한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곳곳이 지뢰밭이다. 당장 이 대표 측의 격렬한 반발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8일 성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 대표의 징계가 끝나고 당무에 복귀하는 시점까지 비대위가 한시적으로 가동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조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는 길 자체가 막히기 때문이다.
 
최고위에서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이 의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는 물론 이 대표 측 인사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Undead)가 나온다"라며 "절대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언데드는 '되살아난 시체'라는 뜻으로,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등이 지도부 사퇴를 선언했음에도 최고위에 출석해 표결에 나선 것을 꼬집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들의 최고위 출석과 의결을 민형배 의원의 민주당 '위장탈당'에 빗대 '위장사퇴'로까지 규정했다. 그는 "양심을 팔아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고, 손바닥이 닳도록 비비고, 또 권력에 줄 서는 자들에게 바보같이 당했다"며 "당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안위만 챙기려 거수기 행세를 했던 의총 참석자 분들은 부디 부끄러운 줄 아시라"라고 일갈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이건 아니다. 부끄럽다"고 했고,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꼼수 비대위로 당 지도체제를 무너뜨린다면 매우 나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문제는 이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대표 측 김용태·정미경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를 거부하고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의결에 불참하면서 비대위 전환을 거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현재 대안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버티기가 거의 유일하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당에선 가처분신청을 하겠다는 의원도 있고, 당원 중에서도 나설 분들이 있는 걸로 안다"며 "설사 조기 전당대회를 위한 비대위로 가는 수순이더라도 절대 당대표에서 사퇴하지 않고 비대위 전환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겠다"고 말했다.
 
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참석해 있다. 오른쪽으로 최고위원에서 사퇴한 배현진 의원과 윤영석 의원이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당 내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윤핵관의 2선 후퇴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실제로 윤핵관이 순순히 물러날 지도 관건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일 윤핵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달 29일엔 "엄연히 당대표가 있는데 직무대행 체제가 법률상 맞지, 철부지도 아니고 어떻게 비대위 운운을 할 수가 있느냐"고 했고, 1일엔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고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줘야 한다"며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튿날에도 "왜 그런 무리한 바보짓을 해서 당을 혼란으로 몰고 가는지 안타깝다"면서 "이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까지 혼란으로 밀어 넣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사의를 표명한 조수진 의원도 지난달 31일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제사법위원장인 김도읍 의원은 1일 권 원내대표와 중진의원 간담회 후 "국민의 실망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서 해법을 찾아야지, 간판이 달라진다고 한들 국민들이 책임을 묻고 질책을 하는 문제가 해소가 안 된다면 비대위든 어떤 체제든 국민들이 이해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권은희 의원은 의총 이후 "당내 민주주의가 아니라 당내 '윤심주의'로 운영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당인의 일원으로서 맞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를 받는 과정이 순조로웠느냐 후폭풍이 없었느냐 하는 데서부터 당이 꼬이기 시작했는데, 윤핵관이 당의 실세가 되면서 부작용들이 나오게 됐으면 당연히 물러나는 게 수순"이라며 "비대위로 가되 국민에게 '확실하게 바뀐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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