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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대일 외교 후폭풍에 민주당도 '방일' 퍼포먼스

민주당, 주일대사 면담 이어 후쿠시마행…대일 문제 공론화 박차

2023-04-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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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방출저지대응단 소속의 위성곤, 양이원영 의원 등이 5일 주한일본대사관에서 공사 면담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정부 대일 외교 후폭풍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제 강제동원 굴욕해법·굴종적 한일 정상회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데 이어 급기야 방일 모험까지 감행하는데 이에 대한 일부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일 대사관 달려간 민주당비판 여론에도 방일 강행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방출저지대응단은 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을 찾아 나미오카 다이스케 일본 경제 공사와 면담했습니다. 최근 '일본 측이 한국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규제 철폐를 요구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기에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방일 당시 일본 측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대응단장을 맡고 있는 위성곤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사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부적절하게 처리될 경우 주변국 해양 생태계, 산업안전 등 국민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한국 등 주변국에 충분히 이해·존중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도부도 후쿠시마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173개 분량에 해당한다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의 로비를 받아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문제없다고 하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이 문제없다고 주장하겠느냐"고 꼬집었습니다.
 
더 나아가 민주당은 위 단장과 양이원영, 이용빈, 윤재갑, 윤영덕 의원 등으로 구성된 방문단을 꾸려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후쿠시마 현지를 직접 방문합니다. 방문단은 일본 측의 오염수 방류 결정 관련 상황을 직접 체크할 계획입니다.
 
위 단장은 "후쿠시마 현지를 방문해 오염수 방류 여론을 확인하려 한다"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위해 해양 관련 원자력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에게 자료를 요청할 것이다. 지금까지 개방된 자료가 부실하고 모자란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핵심 인사 면담 일정 못 잡았다…'빈손 귀국' 불가피
 
민주당은 이번에 도쿄전력 본사를 방문해 대응단 요청 사안을 전달할 방침입니다. 이후 현지에서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간담회, 후쿠시마 원전 노동자·인근 주민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후쿠시마 지방의원과 면담을 이어가나 일본 정부 핵심 인사나 도쿄전력과 면담 자리는 공식적으로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3월17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초에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가 보인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번 방일이 일회성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전날 방문단 방일 관련해 "정부여당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전문성을 가진 의원들이 수년간 문제 제기를 하면서 (방문을) 준비해왔다"며 "단시간 이벤트성으로 준비한 게 아니라 체계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해온 의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정부 인사와의 면담 일정이 빠졌다는 점에서 이번 민주당의 방일이 퍼포먼스성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해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야당 홀로 찾아가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섞여 있다는 겁니다. 외교 문제를 놓고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방일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후쿠시마 농산물 수입 관련해 "일본에서 나온 가짜뉴스"라며 "오히려 (민주당이) 일본 의도에 끌려가 수산물 수입 문제를 공론화하고 일본의 편을 드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날 "일본을 방문하겠다는 민주당이 일본 정부, 당사자인 도쿄전력 담당자와의 면담 일정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한다"며 "모든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이 부담해야 할 몫"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본지와 한 통화에서 "최근 민주당의 대응을 보면 다분히 감정적이라 우려스럽다"며 "여야가 함께 가는 것도 아니고 야당 단독으로 방일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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