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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돈봉투 태풍 덮친 민주당…원내대표 경선 판세도 요동

전·현 지도부 향한 질타·사태 해결 촉구 빗발쳐

2023-04-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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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송영길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벼랑 끝 민주당…' 지난 2021년 당대표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인해 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송영길 전 대표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이 때문에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계로 양분되는 민주당 원내대표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18일에도 민주당은 돈봉투 논란으로 온종일 시끄러웠습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은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진짜 소위 말하는 기름값, 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의혹에서 제기된 금액이 당 입장에서 크지 않다는 취지인데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이기에 따라 비판을 야기할 수 있는 발언으로 읽힙니다.
 
전·현직 당대표 리스크에 민주당 '벼랑 끝'
 
이날 민주당 내부에선 전·현 지도부를 향한 질타와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이원욱 의원은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일단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기 위해서 철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명 김종민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이 대표 등 현 지도부를 겨냥해 "옛날 같으면 벌써 당이 난리가 날 일로 당 지도부의 대응이 늦다. 전날 이 대표가 공식 사과를 했지만, 더 일찍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지도부 결정에 대해서도 "수사권이 없지만 '검찰이 알아서 해라', '결론 나면 거기에 맞추겠다' 등의 자세는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친명계도 송 전 대표의 책임을 강조하며 귀국을 종용했습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책임 있는 진상 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라 송 전 대표도 책임 있는 응답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와 송 전 대표는 2년 전 전당대회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서로를 각각 지원했다는 '이심송심(이재명 마음과 송영길 마음이 같다)' 의혹을 낳은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권을 중심으로 송 전 대표의 책임론이 이 대표로까지 옮겨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송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의원 배지를 받았다. 송 전 대표를 즉각 귀국 조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자 접수를 하기 위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행정기획실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이 대표는 전날 송 전 대표의 빠른 귀국을 요청하고,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며 자신을 향한 리스크 확대 차단에 나섰습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2일 체류 중인 프랑스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인데 현재 거론되는 내용들이 자신과 모두 무관하다는 태도입니다.
 
친명계 연루설까지원내대표 경선 '새 국면'
 
전·현 대표 책임론 가중 등 이번 돈 봉투 의혹으로 당내 혼란이 가중되면서 오는 28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 판세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현재 원내대표 선거는 3선 박광온(경기 수원정)·이원욱(경기 화성을)·홍익표(서울 중구 성동갑) 의원과 재선의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입니다. 이중 홍 의원은 친명계와 가깝고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김 의원도 당 주류와 스킨십을 늘리고 있습니다. 박광온·이원욱 의원은 비명계로 분류됩니다. 현재 판세는 박 의원과 홍 의원 '2강'에 이 의원과 김 의원 '2중' 흐름입니다.
 
하지만 최근 친명계 다수가 이번 의혹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설이 나오면서 의원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친명계를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라면 비명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이번 돈봉투 논란으로 인해 이를 수습할 당내 통합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당내 혁신 바람이 불면 김 의원과 같은 '제3의 인물'이 급부상할 수도 있습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본지와 한 통화에서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듯이 야권이 난리가 났으니 수장인 이 대표에게 책임 소재를 묻는 게 자연스럽지 않느냐"며 "당 내부적으로는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이른바 반명(반이재명)계의 목소리가 계속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고, 선관위 주관 토론회를 한차례 개최할 방침입니다. 김 의원과 홍 의원은 첫날 후보 등록을 마쳤고 박 의원과 이 의원도 조만간 등록을 마칠 예정입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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