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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교권 침해' 학생부 기재, 교육계도 논란…시행 여부 '촉각'

보수·진보 교원단체 간 대립 이어져…국회서도 합의점 못 찾아

2023-09-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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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교육계가 '교권 보호' 법안 마련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지만 그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부가 내놓은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두고 보수·진보 교원단체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해당 내용을 담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실제 시행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전학'·'퇴학'에 '학급 교체' 조치사항까지 학생부 기재해야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 방안' 발표에서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 내용을 밝혔지만 이를 두고 보수와 진보 교원단체 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등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는 학생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꼭 기재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학'과 '퇴학'뿐만 아니라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학급 교체' 조치사항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들이 지난 7월 전국 유·초·중·고교 교사 3만29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1%가 '교권 침해' 조치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현재 '학교 폭력'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기재되고 있는데 이 문제보다 심각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을 적지 않는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학교 현장의 교원들은 '학교 폭력'보다 못한 '교권 침해' 사안 처리에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등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는 학생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꼭 기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교육권 보장 현장 요구 전달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학부모·교사 간 갈등 불씨 될 수 있어…"정부가 보완책 내놔야"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는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가 이전 '학교 폭력'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와 마찬가지로 소송 남발 등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라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교조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4589명의 68%가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는 겁니다.
 
장영주 전교조 사무총장은 "설문조사 답변을 살펴보면 입시에서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소송만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가장 많았고,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학부모와 교사 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높았다"면서 "이렇게 학교 현장에서 이견이 존재하는 내용을 무작정 법안에 담아 시행하면 안 된다"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이러한 교원단체 간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인해 국회에서도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는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각종 교권 보호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에 대해서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에서도 교사의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 행위가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돼 조사·수사를 받을 경우 교육감의 의견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의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의결됐으나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 내용은 빠졌습니다.
 
전문가는 정부가 학교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사들이 '학교 폭력'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가 도입됐을 때 효과는 체감하지 못하면서 소송 남발로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 '교권 침해'의 경우에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가 소송이 생기더라도 교사들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교육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성향의 교원단체는 중대한 '교권 침해' 조치사항 학생부 기재가 소송 남발 등 부작용만 야기할 것이라면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전교조 등 5개 교원단체가 국회 입법 공동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 = 장성환 기자)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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