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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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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100만달러 상한제 지속하다 KBO 경쟁력 저하 '우려'

수준급 선수는 모두 일본행…투자 없이 리그 인기 유지 어려워

2023-12-21 13:53

조회수 : 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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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에서는 몸값 100만달러를 상회하는 '신인 용병'을 볼 수 없습니다. 2019년 시즌부터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금액 상한을 연봉(옵션 포함), 계약금, 이적료를 모두 포함해 총액 100만달러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당초 '용병 100만달러 상한제'는 외국인 선수 제도의 고비용 계약 구조를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전에 각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때 계약금액의 상한이 없다 보니 외국인 선수 쪽에서 협상 초반부터 높은 금액을 부르기 일쑤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계약금액의 상한을 만들어놓고 최대치를 100만달러로 잡은 겁니다.
 
지난 2020년 11월1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KT 로하스가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5시즌째 용병 100만달러 상한제가 적용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자칫 수준 낮은 외국인 선수의 영입으로 한국프로야구 리그의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는 대부분 일본프로야구 구단에게 뺏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구단에서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를 눈여겨봤다가 협상에 들어가면 일본 구단에서 1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내밀며 데려갔습니다. 한국 구단은 수준급 선수를 발견해도 100만달러 상한에 막혀 좀처럼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들이 일본 리그를 택한 건 금액 말고도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일본 리그에서 어느 정도 준수한 성적을 올리면 언제든지 한국 리그로 갈 수 있는 길도 열려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처음부터 한국 리그행을 택하기보다 일본 리그에 먼저 가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겁니다.
 
용병 100만달러 상한제는 시즌 도중 대체 외구인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에게도 부담입니다.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다보니 100만달러 상한제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100만달러 상한제는 10달을 기준으로 하는데 1달이 지날수록 10만달러씩 줄어듭니다. 날짜에 따라 몸값이 줄어드니 늦으면 늦을수록 교체가 어려워집니다.
 
최근 한국 구단들은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에 그렇게 어렵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지 않고,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고 해도 일본 구단에 뺏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올해 어느 정도 준수한 성적만 거둬도 외국인 선수를 재계약하는 구단이 많아졌습니다. 현재 11명의 외국인 선수가 재계약을 마쳤습니다. 이후에도 재계약 선수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KT의 멜로하스 주니어 선수 같이 일본 리그에서 뛰다가 다시 한국 리그행을 택한 외국인 선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구단이 만족할만한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용병 100만달러 상한제로 인한 리그 질적 저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100만달러 상한제 폐지가 불가피해보입니다. 가뜩이나 최근 WBC 등 국제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리그의 경기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일각에선 상한제를 풀다가 자칫 외국인 선수 영입 금액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투자 없이 구단의 성적 상승과 리그 인기 유지를 이뤄낼 수 없다고 합니다. 투자하는 구단이 성적이 좋아져야 하고, 이를 통해 리그의 경기력이 높아지는 선순환을 가져와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한국 리그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질적으로 수준급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양적으로 각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1~2명 더 보유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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