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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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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기자입니다.
원정 출산하러 강남으로

2024-02-02 13:00

조회수 :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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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아이를 안받는 산부인과가 많대요. 저희 직원도 강북 사는 데 주변에 애를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강남까지 운전해서 갔다고 하네요."
 
서울시내에서도 애를 안받는 산부인과가 속출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출산율 감소가 쏘아올린 병원 분만 중단 사태 때문인데요. 
 
올해 합계 출산율이 0.68명(통계청 장래인구 추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같은 저출산 여파에 대도시 심지어 젊은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산부인과에서도 휴·폐원하거나 분만 진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만 건수는 지난 2012년 46만7000건에서 2022년 10년만에 24만6000건으로 반토막났습니다. 이에 분만 진료하는 의료기관 수도 같은 기간 729곳에서 461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분만을 위해선 직원 3교대, 의사 당직 등을 통해 24시간 병원을 가동해야 하는데요. 인건비도 상승했고 대부분 수가도 정해져있다보니 더는 분만 진료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문을 닫게 된 겁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부터 지역 의료기관 분만 수가를 상향해 분만 1건당 지역 수가(55만원)와 안전정책 수가(55만원)를 추가로 지원하는 방안을 시행했는데요. 특별시와 광역시 등 대도시는 지역 수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금천·광진·서대문·은평·중랑 등 서울 외곽은 구에 분만 병원이 딱 1곳 있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한 상황이지만 특별시에 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겁니다. 
 
이같이  대도시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시작된 휴·폐업과 분만 중단 사태가 출산율 악화를 야기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분만 의료 체계도 무너지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하루 빨리 대책이 나와야 할 듯합니다. 
 
 
서울특별시 금천·광진·서대문·은평·중랑구 등 서울 외곽에 위치한 구엔 분만 병원이 딱 1곳 있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입구의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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