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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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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은 왜 경기장 콘서트 막을까

2024-04-18 16:52

조회수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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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공연장 실태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K리그 관계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경기장 잔디에 대해 자세히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잔디가 잘 자랄 수 없다고 합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기 때문에 경기장 잔디가 여름에도, 겨울에도 많이 죽는다고 합니다. 한 번 문제가 생긴 잔디는 회복이 불가능해 사실상 다 파내고 갈아 엎은 뒤 새로 잔디를 깔아야 합니다. 그 작업만 보통 두세 달이 기본적으로 걸립니다. 
 
영양제를 사용했다가 잘못돼 잔디가 다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춘천 송암 경기장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합니다. K리그 관계자는 음료수를 쏟아도 잔디가 죽고 콘서트가 진행되면서 관객이 쏟는 물만으로도 잔디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보통 경기장의 잔디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잔디만큼 바닥이 중요합니다. 콘서트가 진행돼 엄청난 무게의 무대를 그라운드에 설치하게 되면 잔디가 눌리는 것을 넘어 흙까지 짓눌리게 되는 겁니다. 
 
작년 잼버리 공연 때 그라운드에 무대를 설치하면서 상암월드컵경기장 북쪽 라인 전체가 뭉개져 새로 잔디를 깔았습니다. 다행히 당시 보조경기장에서 잔디를 키우고 있어서 해당 잔디로 해결했다고 합니다.
 
바닥이 울퉁불퉁하면 공인 이상한 곳으로 튀거나 공이 그 특정 자리에서 멈춰버립니다. 이런 변수가 선수들의 경기력을 저하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잔디를 새로 깔 경우 손바닥 한 뼘 정도 되는 땅을 들어내 땅을 평평하게 하고 잔디를 깝니다. 그리고 그 잔디가 자리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세 달인 겁니다. 
 
경기력도 문제지만 선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K리그 관계자는 실제로 포트홀처럼 바닥이 꺼져서 선수가 빠진 사례가 있다면서 당시 팔꿈치까지 들어갈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잔디 관리를 해도 물 빠짐 등의 이유로 포트홀이 생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이런 포트홀에 선수가 빠져 선수 생명에 지장이 생길 정도의 부상을 당하기도 합니다.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은 대형 행사 때마다 훼손이 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부산 아이파크 박진섭 감독은 잔디 훼손으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기자 매뉴얼에 따라서 콘서트를 진행할 경우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서 잔디 그물망을 설치합니다. 하지만 사이즈가 크지 않아 촘촘히 깔아야 하고 양쪽을 핀으로 바닥에 고정을 하는 구조입니다. 그럼 콘서트가 끝나고 핀을 제거하면 잔디와 흙에 핀 흔적이 남게 됩니다. 
 
잔디 그물망 자체도 무게가 나가지만 3시간 가까이 되는 콘서트 시간 동안 몇 천명이 잔디 그물망을 누르면 그 무게에 잔디가 죽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럼 인조 잔디를 쓰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조 잔디의 경우 사용을 하다 보면 잔디가 누워 버려 선수들의 경기력에 지장을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천연 잔디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K리그 관계자는 경기장 잔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남긴 말이 있습니다. 
 
"천안 경기장은 콘서트를 아예 진행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국내 최고의 잔디다"
 
공연을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위에 깔린 보호대.(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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