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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위기

2024-04-29 14:17

조회수 :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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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만희 상황실장 개표방송을 지켜보다가 자리를 떠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펼쳐진 1990년대, '좌우 날개론'은 민주주의의 최대 화두였습니다.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의 균형과 협력이 국가·사회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겁니다.
 
우리 정치에서 제3 세력은 드문드문 등장했지만 양당의 역사처럼 길게 이어지지 못했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길 반복했습니다. 
 
양쪽 날개에 맡겨진 국가의 미래. 그런데 한쪽 날개의 위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새가 한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국민의힘이 스스로를 영남 정당에 국한 시키고,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 된 영향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선거 승리를 위한 치열한 경쟁은 없었고 '조용한 공천'만 있었습니다. 이재명 대표와의 다름을 선택한 '조용한 공천'은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그대로 지켜줬고, 민심을 제대로 읽을 새로운 도전자들은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또 국민들이 원하는 선거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보수라는 한쪽 날개가 지는 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겁니다. 벌써 총선에서 연달아 3번을 패배했는데도 이들에겐 변화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총선이 끝난 지 벌써 20일이 지났습니다. 지난 20일 동안 국민의힘이 어떤 반성의 메시지를 냈고, 어떤 변화의 의지를 보였습니까.
 
최근 차기 여당 원내사령탑에 '찐윤(진짜 친윤석열)' 이철규 의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이 명확하게 확인됐는데, 또 친윤(친윤석열)입니다.
 
심지어 이 의원은 거부할 법안이라면 100번이든 1000번이든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민 염원이 반영된 '채상병 특검'(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전당대회에서 민심 반영을 위해 현재 '당원 100% 투표' 룰을 바꿔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도 반대합니다.
 
선거 전과 지금,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윤 대통령의 임기는 2027년 5월 9일까지입니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자리를 이때 함께 내려놓을 셈입니까.
 
총선 패배 원인을 제공한 핵심 관계자들이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안철수 의원의 지적과, 이제 모든 걸 다 바꿔야 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합니다. 차기 권력을 견제할 게 아니라 경쟁을 일으켜 건강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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