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형석

은행권, 외화이체 시장 사수 총력

내년부터 비금융사 해외송금업 가능…시장 장악력 하락 우려

2016-06-23 15:54

조회수 : 4,47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이 외화이체 시장에서 밥그릇 지키기 위해 해외 송금전문업체나 핀테크 업체들과 속속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르면 내년부터 비금융사도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워 외화이체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서면서 이들보다 먼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이들 핀테크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다면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비이자 수익을 늘리려는 기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웨스턴 유니온을 비롯한 해외 송금 전문업체와 국내외 관련 핀테크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024110)은 지난 22일 웨스턴유니온과 협업한 'IBK-웨스턴유니온 AUTO-SEND(자동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은 계좌가 없어도 전 세계 웨스턴유니온 가맹점에서 30분 이내에 달러로 수취가 가능하다.
 
앞서 국민은행(KB금융(105560))과 KEB하나은행(하나금융지주(086790)), 농협은행 등도 웨스턴유니온과 협업한 상품을 내놨다.
 
국내 은행들이 웨스턴유니온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에는 이 업체의 위기관리 능력 때문이다.
 
160년의 역사를 보유한 웨스턴유니온은 지난 1987년부터 개인 고객의 해외송금서비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급성장했다. 하지만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한 개인간(P2P)해외 송금업체들에 밀려 2009년 15%였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2%로 하락했다. 이후 온라인·모바일 시장 진출과 핀테크기술 도입으로 해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해외송금 시장도 과거 웨스턴유니온이 경험한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웨스턴유니온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은행들은 또 세계 최대의 개인간(P2P) 해외 송금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와도 협업을 꾸준하게 제안하고 있다.
 
트랜스퍼와이즈는 기존 은행 대비 최대 10분의 1 수준의 수수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한 영국의 대표적인 송금업체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지난 4월 국내 결제대행업체인 페이게이트(PayGate)와 손잡고 해외발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트렌스퍼와이즈가 출시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은행보다 5배가량 저렴한 수수료에 해외 송금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1000달러(약 119만원)를 국내로 송금하면 현재는 약 6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하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1만6000원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신한지주(055550))은 해외 송금업체인 머니그램 제휴해 '특급송금 홈딜리버리'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에 웨스턴 유니온과 협업한 서비스를 보유한 KEB하나은행도 최근에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과 협업한 1Q 트랜스퍼 서비스를 내놨다.
 
은행 다른 관계자는 "국내의 해외송금 시장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외화이체업 개정안이 실제 통과되면 은행은 기존의 서비스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위기감이 높다"며 "이때문에 지금보다 수익성이 하락하더라도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저렴한 수수료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업체와 해외 업체와 협업을 한다면 이 같은 새로운 기술의 외환송금 서비스 출시가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송금 규모는 1년 전보다 23% 증가한 2902억4100만달러(약 334조원)다.
 
◇외화이체업 개정으로 내년부터 비금융사의 해외송금업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은행들이 해외송금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 뉴시스. 표/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김형석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