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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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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한다더니…한국당, 지방선거에 친박 전면 배치

이인제·김태호 이어 김문수 추대…승부처 곳곳에 친박 인사 공천

2018-04-1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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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은 10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송아영 부대변인을 세종시장 후보로 공식 추대하며 6·13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대부분이 친박(친박근혜) 인사로 평가받는 후보들이다. 홍준표 대표 취임 이후 친박 청산을 주장했지만, 인물난에 시달리면서 골수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시장·세종시장 추대 결의식을 열고 김 전 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한국당은 북한 김정은의 폭정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통일시킬 수 있는 마지막 정당”이라며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선진국을 만들 수 있는, 경쟁력과 복지 향상의 비전을 가진 당은 한국당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주장해왔던 것에 대해 “할 말이 많고 지금까지 말해온 것이 다 진심”이라며 “1심에서 너무 가혹한 형을 받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정국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극우로 치우쳤다는 비판 여론에 대해서도 “시민의 말씀을 겸허히 듣겠다”며 “저를 반대하는 사람도 우리 시민이면 존중하고 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김 전 지사에 대해 “보수우파를 결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1996년 정치판에 같이 들어와서 23년째 김 전 지사를 모시고 정치를 해 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김 전 지사를 영혼이 맑은 남자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한국당은 11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과 대구·경북 지역 등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당이 김 전 지사와 같이 지방선거 후보 추대식을 개최한 것은 이인제 전 의원(충남지사), 김태호 전 최고위원(경남지사) 공천에 이어 세 번째다. 이들은 당내 대표적인 친박 인사들로 꼽힌다. 김 전 지사의 경우 탄핵반대를 위한 태극기 부대에 선봉에 섰으며, 이 전 의원은 탄핵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최고위원 역시 친박 성향으로, 박근혜정부 시절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지목된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몰아내는 데 앞장섰다. 오래 전부터 친박으로 원조 친박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까지 공천된 걸 감안하면 승부처 대부분이 친박 인사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이 국정농단 사태의 교훈을 잊었다고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6일 “친박 청산을 외친 홍 대표가 별수 없었던 모양”이라며 “과거의 낡은 인물로 땜질 공천을 할 수밖에 없는 한국당 사정도 이해 가지만 이런 식의 공천은 오히려 정치 혐오와 보수 환멸을 유발한다”고 비난했다. 바른당 박주선 공동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친박으로 일컬어졌던 많은 후보를 전면에 내세워 표를 달라고 하는 한국당의 작태를 뭐라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진행된 서울·세종시장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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