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만 하더라도 ‘부동산’은 내 관심사항이 아니었다.
나도 그랬고 내 주변 친구도 그랬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지금은 나를 비롯한 모두의 관심사항이 됐다.
결혼을 앞둔 친구들은 하나같이 대화 주제로 ‘부동산’을 입에 올린다.
말이 좋아 대화주제지 결국엔 기-승-전-‘집값’이다.
올라도 너무 올라버렸다.
그래서 결혼도 하기 전이지만 우리는 매순간 집값 앞에 좌절한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상승장을 탔던?(지금도 타고 앞으로도 탈거 같다) 서울은 두말할 필요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부동산 기사 하나를 접했다.
동탄신도시 아파트 수십 채가 경매로 넘어갔다는 내용이었다.
한 투자자(혹은 투기꾼)가 몇 년 전 성행한 ‘갭 투자’로 그쪽 지역 아파트를 대량 사들였는데,
결국 못 버티고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간 거다.
갭 투자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단어가 있다. 바로 ‘깡통주택’.
순간 나도 지난해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앞섰다.
내 직감이 맞다면 새로 바뀐 집주인은 인근 부동산 상승을 보고 들어온 투자자였다.
내가 사는 곳 바로바로 옆(30m 떨어짐) 아파트는 이 동네 ‘대장주’로 꼽힌다.
이 아파트 85㎡는 지난 3월 말 기준 7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내가 이 집에 들어올 당시(2016년 3월) 같은 평수 같은 층 기준 매매 거래가는 3억5000만원.
2년 사이에 3억6000만원 올랐다. 그때 당시 전세-매매가 ‘갭 차이’가 1억이었으니
수익률로 따지면 360%. (이런 게 진정한 갭투자지)
새 집주인도 그걸 알고 일찌감치 들어온 투자자였다.
근데 아파트 옆 다가구주택을 왜 투자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나중에 재계약할 때 물어볼 생각이다.
여하튼, 왠지 기존 보증금 제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들어왔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금리도 오를텐데, 재수없게 이자 못내서 경매 넘어가는 거 아니야?”
(나야 선순위 임차인에 소액임차인이니깐 큰 상관없지만 혹시 모르니깐)
등기부를 때 봤다.
예상밖에 결과였다.
‘을구’가 없다. 깨끗하다.
90년생이 소유한 다가구주택 등기부 을구. 사진/조용훈 기자
여기서
놀라움 하나. 빚을 하나도 안 끼고 들어온 투자자라니...
놀라움 둘. 소유자 주민번호 앞자리가 90.....-1.....
순간, 근저당 잡힌게 없으니 경매 넘어갈 일은 없겠다는 '안도감'과
한편에선 '상대적 박탈감'이 밀려왔다.
"90년생이 월세 나오는 다가구주택 소유주라니"
녀석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다.
“임마 부럽다!! 그리고 대출 안끼고 들어와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