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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국당, 정쟁도 상식선에서 하길

이성휘 정치부 기자

2019-03-12 06:00

조회수 :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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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정치부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비례대표제' 폐지안을 들고 나왔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중심으로 선거제 개혁을 '패스트트랙' 처리하려는 것에 대한 맞불작전이다.
 
물론 비례대표제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정당의 이해관계나 당내 권력자의 결정에 의해 부적합한 인물이 비례대표 공천 명부 상위권에 위치해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일도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양정례씨가 공천헌금 17억원을 '친박연대'(한국당과 합당)에 내고 비례대표 1순위를 받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지만 비례대표제는 국민의 의사를 보다 정확하고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성 정치인들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 각계 전문가 등 정치신인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하는 중요한 루트이기도 하다. 당장 나 원내대표도 지난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하지 않았나.
 
한국당 주장대로 선거구제로만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돈과 권력이 결합된 소위 '정치명문가'들이 자자손손 국회의원직을 세습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 돈과 권력의 무분별한 결탁은 부정부패와 불평등, 국민 갈등만 양산할 뿐이다.
 
나 원내대표가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을 '정치개혁안'이라고 내놓은 것은 각 개인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 책임 있는 공당의 원내대표가 팩트가 아닌 것을 기반으로 이상한 주장을 하고, 그것으로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점이다.
 
나 원내대표는 '주요 선진국들이 비례대표를 뽑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지만,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비례대표제가 없는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 정도로, 이들 나라는 우리와 달리 상하 양원제로 운영된다. 오히려 대부분의 나라는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지역구 없이 비례대표로만 의원을 뽑는 나라들도 많다.
 
나 원내대표가 자신이 한 말과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한 것도 아쉽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합의했고, 이를 1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에게도 나름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장 급한 일을 모면하기 위해 그때그때 입장을 바꾸는 정치인과 정당을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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