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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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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저축성보험 '불안한 1위'

올 들어서도 연금보험 등 신계약 금액 최다

2024-04-22 06:00

조회수 : 9,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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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보생명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실적에 유리한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다른 보험사들과 다른 행보인데요.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과 달리 만기 때 이자와 함께 한꺼번에 보험료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의 부채로 인식됩니다. 미래 리스크에 대비해 주력 상품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저축성보험 편중 계속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편중 영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생보사의 상품은 크게 보장성과 저축성으로 나뉘는데요. 올해 1월 기준으로 두 상품을 합한 개인보험 신계약 금액을 보면 삼성생명이 3조6350억원이 가장 많고, 교보생명 3조2750억원, 한화생명 2조3190억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생보사 특성상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보장성보험입니다. 같은 기간 보장성보험 신계약 금액을보면 삼성생명이 2조8583억원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 2조0641억원, 교보생명 1조4819억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축성보험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한 달 간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신계약 금액이 7945억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생명이 3213억원, 한화생명이 3068억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저축성보험의 신계약 금액만 보면 교보생명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합한 것보다 많은 셈입니다.
 
특히 보험계약자가 최초로 납입하는 초회보험료는 직접적인 매출 지표인데, 교보생명은 저축성 연금보험으로 1월에만 6000억원의 실적을 냈습니다. 이 기간 삼성생명은 1255억, 한화생명은 524억원의 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교보생명이 일반적으로 생보사 매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보장성보험 실적이 경쟁사들에 비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덕에 개인보험 신계약 전체 2위에 오른 셈입니다. 
 
지난해 전체 개인보험 신계약 금액을 살펴보더라도 생보사 '빅3' 중 삼성생명이 34조7390억원, 한화생명이 27조7578억원, 교보생명이 25조641억원 순인데요.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 실적은 교보생명이 7조1300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삼성생명은 5조5455억원, 한화생명이 3조3378억원의 개인보험 신계약 실적을 냈습니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계약마진을 위해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려가는 보험사들에 반해, 교보생명은 저축성보험으로 실적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교보생명 사옥 모습. (사진=교보생명)
 
새 회계제도서 부채로 인식
 
그러나 지난해부터 적용된 IFRS17 제도에서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에 비해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불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CSM은 IFRS17 체제에 새롭게 등장한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가늠하는 지표인데요.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은 보험계약 만기 시 납부 보험료에 이자를 더한 목돈을 가입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입니다. 저축성보험이 보험사의 미래 부채로 인식되는 이유입니다.
 
IFRS17 제도하에서는 미래 부채가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예상 부채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보험상품별 보험계약 마진율에 따르면 예정이율 기준 저축성보험인 연금보험의 보험계약 마진율은 1.9%에 불과합니다. 건강보험(18.8%)과 종신보험(4.0%)에 비해 미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저축성보험은 금리 이슈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기에 생보사들이 단기 수익을 올리는 데 큰 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금리 이슈가 있을 때마다 생보사들은 높은 이율을 내세운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는데요. 실제로 금리가 한창 치솟았던 2022년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5.7%, 5.8% 등 고금리 저축보험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그러다가 저축성보험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를 향한 생보사들의 과당 경쟁 문제를 촉발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교보생명은 1년치 보험료를 한 번에 받아서 수수료도 앞당겨 지급하는 선납수수료 제도를 적용했습니다.
 
비이자이익 비중을 늘려야 하는 은행들도 이 제도에 적극 동참했습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우려한 금융감독원은 결국 지난 2020년 이 제도를 폐지했습니다. 수수료를 미리 지급하는 것 자체가 보험사 입장에서는 급작스러운 지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보험사들은 점점 저축성보험 비율을 축소하는 추세입니다.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보험사 미래 이익을 측정하는 CSM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실적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축성보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교보생명의 CSM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건강보험을 중점적으로 판매한 결과 CSM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 CSM도 6조1153억원으로 10% 가까이 늘었지만 삼성생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당사의 저축성보험은 방카슈랑스 영업 지원을 통해 상품 안내나 사후 서비스에서 경쟁력이 좋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있어 실적이 돋보이는 것일 뿐"이라며 "종신보험과 건강보험 부문에서도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월 한 달 간 저축성보험 신계약 금액을 보면 교보생명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합한 실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보장성 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서울시 종로구 교보생명 사옥. (사진=교보생명)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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