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작년 4월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0.34%포인트 하락시킨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대부분이며, 중국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경제 활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4일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발표한 '중국 경제의 위험 요인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32%포인트 하락하며, 미국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로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0.02%포인트 하락하는 영향을 받는다. 이는 양국의 관세 부과가 전세계 경제에 미치는 하락폭 0.2%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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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큰 이유는 우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6.8%로 미국 12%보다 크고, 우리와 중국이 생산 측면에서 수직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고 이는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로 이어진다.
상호 보복 관세 부과로 미국과 중국 성장률과 소득이 둔화될 때 수요 감소 영향도 상당하다. 중국의 소득 감소는 내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의 대중 수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중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 악화되면서 우리나라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내 제조업 분야 기업들의 누적 공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이자 보상 배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20%에 달하며 채무 불이행 비율도 올해 1분기에만 40개다.
중국 은행 건전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28개 은행이 작년 결산을 마무리하지 않았으며 이 중 일부가 파산하면서 지방 상업은행을 중심으로 건전성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 대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저신용 민간 기업들에 대해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태 경제전망실장은 "중국 내부의 경기 하방 압력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를 상당 기간 제약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우리 경제는 전반에 퍼져 있는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새로운 국제 통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통상 정책과 산업 정책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분석실장. 사진/뉴시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