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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현대·기아차, 영국 전기차업체 ‘어라이벌’에 1290억 투자

2020-01-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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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 ‘어라이벌(Arrival)’에 129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Denis Sverdlov) 어라이벌 CEO는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에서 ‘투자 및 전기차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현대차 8000만유로(약 1035억원), 기아차 2000만유로(약 259억원) 등 총 1억유로(약 1294억원)를 어라이벌에 투자한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오른쪽),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 사진/현대·기아차
 
양사는 전기차 전용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크기의 유럽 전략형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협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어라이벌은 밴, 버스 등 상용차 중심의 전기차 개발 전문 기업이다. 본사가 위치한 영국 이외에 미국, 독일,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어라이벌의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에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이용 목적에 따라 고객 맞춤형으로 제작된 자동차 상부를 조립하는 ‘레고 블록’과 같은 단순화된 제조 방식이다.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개념도.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내 물류 업체에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급하는 동시에 카헤일링,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업체에도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역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 차량 용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현대차는 올해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도 지난 14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이번 투자는 현대·기아차가 추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급변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 대응을 위해 어라이벌과 같은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가속화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아비나시 러구버 어라이벌 CSO,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이인철 상용사업본부 부사장. 사진/현대·기아차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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