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격차에 지방 이전까지…국책은행 '인재난'
시중은행에 뒤처진 연봉 경쟁력
지방 이전 겹쳐 인재 이탈 우려
2026-09-15 14:31:36 2026-09-15 14:42:22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국책은행의 인재 확보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과거 시중은행 못지않은 처우에 상대적으로 영업 부담이 적다는 점을 앞세워 금융권 취업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누렸는데요. 최근에는 임금 경쟁력이 약해진 데다 지방 이전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신규 인재 확보와 기존 인력 이탈을 동시에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1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신입사원 기준 초임 연봉은 △기업은행(024110) 6022만원 △한국산업은행 5674만원 △한국수출입은행 5247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초임은 각각 3.5%, 수출입은행은 4.1% 상승했습니다.
 
세 은행의 초임은 최근 5년간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기업은행은 5247만원에서 6022만원으로 775만원(14.8%), 산업은행은 5052만원에서 5674만원으로 622만원(12.3%) 각각 늘었습니다. 수출입은행 역시 같은 기간 4529만원에서 5247만원으로 718만원(15.9%) 올라 세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신입사원 초봉은 현재 6500만~7000만원 수준으로 국책은행보다 높습니다. 민간 은행의 보상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임금 경쟁에서 국책은행이 상대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에서는 격차가 더욱 뚜렷합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2275만원으로 전년 1억1800만원보다 약 4.0% 증가했습니다. 반면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593만원으로 시중은행보다 약 700만원 낮았습니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국책은행 3곳의 평균 연봉은 1억888만원으로 4대 시중은행 평균인 1억550만원을 웃돌았습니다. 이후 4년간 국책은행 평균 연봉이 약 6.5% 오르는 동안 시중은행은 약 16.4% 상승하면서 임금 수준이 역전됐습니다. 초임 자체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시중은행과의 보상 격차를 체감할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인 셈입니다.
 
국책은행은 공공기관 보수 인상률을 기준으로 하는 총인건비제 적용으로 임금 인상에 제약을 받습니다. 개별 은행의 실적이나 인력 확보 필요성에 따라 보수를 탄력적으로 높이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현재와 같은 인상률 차이가 이어질 경우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민간 은행과의 누적 보상 격차도 커질 수 있습니다.
 
보상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지방 이전이라는 근무지 변수까지 더해졌습니다.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 중입니다. 하반기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한다는 구상으로, 국책은행 3곳 역시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책은행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이전 반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지방 이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특히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젊은 직원이나 취업준비생에게는 연봉뿐 아니라 향후 근무 지역도 직장을 선택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국책은행 내부에서는 임금 경쟁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근무지 불확실성까지 커질 경우 신규 인재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존 직원의 이탈까지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에 동시에 합격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영업 압박이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해 국책은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처우 차이가 벌어지면서 두 곳에 모두 합격하면 시중은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진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국책은행 관계자는 "최근 임금이 일부 올랐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주요 시중은행과의 연봉 격차를 체감하게 된다"며 "과거 국책은행이 가졌던 상대적인 장점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방 이전 문제까지 맞물리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나 인재 확보 측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은행 본점. (사진=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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