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경기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의 9월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경기도의회가 민생예산 증액 규모를 세 차례 낮췄지만, 도에서 일부 사업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갈등의 핵심은 액수보다 무엇을 '빚'으로 볼 것이냐는 재원 논쟁입니다.
3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도의회는 이날까지 추경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소집 공고를 내지 않았습니다. 도가 제출한 2회 추경은 42조2420억원 규모로, 세출 5465억원을 깎은 감액 추경입니다. 지난 18일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고, 제393회 임시회도 끝나 별도 임시회를 열어야 합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9월21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열린 2026 더불어민주당 경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증액 요구액을 800억원에서 500억원, 다시 320억원대로 세 차례 낮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도는 산후조리비 10~12월분 36억원과 어린이 건강과일 지원사업 등 일부만 수용했습니다.
도는 재원 문제를 들어 선을 긋고 있습니다. 도는 지난 23일 "예산 증액을 위한 채무성 재원 활용은 재정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도 지난 22일 월간회의에서 "도의회의 입장은 결국 빚을 더 내고 지역개발기금을 쓰자는 것인데 하루에 이자만 3억8000만원씩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어떤 지표를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엇갈립니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365 공시를 보면, 2024년 기준 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1.95%로 서울시(21.53%)보다 낮습니다. 반면 채무는 2023년 4조5067억원에서 지난해 6조1357억원으로 2년 새 36.1%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광역자치단체 전체 증가율(12.7%)의 약 3배입니다.
추 지사가 속한 민주당은 도의회 167석 가운데 144석을 차지했습니다. 같은 당끼리 벌인 협상인데도 추석 연휴를 넘기도록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도의회는 압도적 과반을 쥐고도 예산을 단독으로 늘릴 수 없습니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가 예산을 증액하려면 단체장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출생아 가정에 50만원을 지원하는 산후조리비는 경기민원24 접수가 이날 마감됩니다. 도가 10~12월분 36억원 편성에 동의했지만, 추경이 의결되지 않아 10월 출생아부터는 신청 창구가 닫히는 겁니다.
화성시는 4분기 출산 가정에 시비로 소급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흥시와 의왕시는 자체 산후조리비 50만원을 운영합니다.
노인장기요양 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학교급식비 584억원, 농어민 기회소득 215억원 등 10~12월분 예산도 추경에 묶여 있습니다. 당장은 시·군 예산으로 버틸 수 있지만, 학교급식비는 11월분까지 편성돼 12월분은 추경 처리가 전제입니다.
합의만 이뤄지면 처리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지난 5월 1회 추경 땐 여야가 원포인트 임시회에 합의해 엿새 만에 처리했습니다. 다만 10월13일 경기도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고, 11월3일부터는 도의회에서 내년 본예산을 심의하는 정례회가 시작됩니다.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일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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