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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님

달리는 트럭 위 선거유세…불법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도로교통법상 '적재행위 금지' 규정 위반

2022-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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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선거유세차량과 관련된 불법행위가 매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도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도로교통법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과 관련된 논란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동해남부선 선로 아래 도로를 지나던 유세차량이 굴다리 입구와 충돌한 뒤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유세 차량이 부산 부산진구 동해남부선 지하차도를 지나다 천장과 부딪치며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은 제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높이 3m로 제한된 지하차도(굴다리)에 유세 차량이 걸려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도로교통법 제13조에 따르면 차마의 운전자는 안전지대 등 안전표지에 의해 진입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가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시 3만원에서 7만원까지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높이가 높아 진입 금지 표시가 있는데도 진입해 전복됐을 경우 지시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부산 부전동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무개차를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같은 날 국민의힘에서도 도로교통법 위반 상황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경상용 트럭 '라보' 뒤에 탑승한 상태로 선거운동을 진행했다. 트럭 화물칸에 서서 거리를 지나다니며 인사나 연설 등 선거 유세 운동을 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에는 적재함에 탑승해 운행 중인 연설·대담 차량에서 연설하는 것에 대해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제49조는 자동차의 화물 적재함에 사람을 태우고 운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최저 2만원에서 최대 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화물 적재함 탑승의 경우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현장 단속에 걸리면 바로 범칙금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행 중인 차량에 선거 유세 인원이 탑승했다고 모두 불법은 아니다. 경찰은 선거철 흔히 볼 수 있는, 트럭 옆면이 뚫린 형태의 선거유세차량에 사람이 탑승하고 있을 때는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선거유세차량으로 개조된 경우 '화물 적재함'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어 현장 단속에서도 지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오전 광주 북구 광주역 광장에서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기호 2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유세차량이 마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 경우 선거유세차량 개조(튜닝)가 필수기 때문에 자동차관리법 위반 여부를 살펴야 한다. 자동차관리법 제34조에 따르면 자동차 튜닝을 하려는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 검사는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진행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81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유세용으로 차량을 불법 개조한 차량개조업자가 무더기 입건된 사례가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유세차량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선거운동이 중단된 가운데 16일 오전 광주 서구 농성동 한 도롯가에 국민의당 호남권 유세차량이 운행을 중단한 채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가장 먼저 차량 불법 개조 의혹에 휩싸인 건 국민의당이다. 지난 15일 충남 천안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유세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와 당 관계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것. 원인은 LED 조명 운영을 위한 발전기 가동 중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된다. 이날 강원 원주지역 유세 차량에서도 운전기사가 같은 증세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LED 조명은 후보 홍보 영상을 송출하기 위해 차량 외부에 부착됐으며, 발전기는 차량 화물칸에 설치돼 있었으며, 발전기에서 발생한 가스가 버스 내부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국민의당과 버스 개조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불법 개조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관련 규정이 없더라도 도로교통법에 내용이 있으면 명백한 위법 사항"이라며 "정치인들이 범칙금이 걸린 작은 법도 지키는 태도로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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