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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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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세모이배월)적자행진 JTBC 연 5.5% 채권, 인기없으면 어때

제이티비씨23 1년6개월 만기…재무상황 안좋아도 채무불이행 위험 낮아

2022-04-18 06:30

조회수 : 1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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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종합편성방송국 JTBC가 발행한 회사채가 ‘제이티비씨23’이라는 이름으로 채권시장에 상장했다. 채권만기가 1년6개월로 기간이 길지 않고 연 5.5% 금리도 적당해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이라면 괜찮은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JTBC는 600억원 규모의 제이티비씨23 채권을 발행했다. 채권발행일은 4월14일, 만기일은 2023년 10웛13일로 1년6개월물이다. 
 
표면금리는 연 5.50%인데 채권시장에 상장한 직후 시세가 조금 올랐다. 상장 첫날엔 1만12원으로 마감했고 15일엔 1만44.60원으로 조금 더 올랐다. 지금 시세로 매수할 경우 5.2%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회사채 종목이 채권시장에 처음 상장해 거래가 이뤄진 다른 여러 사례를 참고하면, 상장 초기 며칠간 매물이 소화된 후에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액면가를 무너뜨리고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제이티비씨23 채권은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채권물은 아니다. 지난 4월6일 진행된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신청건수는 13건에 그쳤고, 참여금액도 420억원으로 공모금액보다 적었다. 당시 사측은 희망공모금리를 연 4.5~5.5%로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에 참가한 기관들이 적어낸 금리는 연 5.5%가 가장 많았고 실제로도 희망금리 밴드의 상단으로 정해졌다. 4월1일 기준 BBB0 등급 1년6개월 만기 회사채의 평균 수익률은 5.991%였으니까 그나마 이보다는 낮게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채권 이름에 붙은 ‘23’이란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JTBC는 꾸준히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했다. 재무상황이 그리 넉넉지는 않은 편이다. 방송 환경 자체가 호의적이지 않다. 
 
유튜브 등 새로운 채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기존 매체인 TV방송국들은 매출 감소에 고전 중이다. JTBC 뿐 아니라 모든 방송국들의 매출이 꾸준히 줄어드는 중이다. 
 
2021년 결산 기준으로 JTBC의 매출은 방송채널 광고매출이 63.9%, 수신료 및 프로그램 판매매출이 36.1%를 차지하고 있다. 광고 의존도가 높다. 광고산업은 경기 변동에 민감해 그에 따라 방송국 매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JTBC는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JTBC가 여론을 주도하면서 JTBC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자 광고도 증가했다. 덕분에 2017년과 2018년엔 흑자를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자체 제작 드라마를 늘리는 등 투자를 키웠다. 하지만 2019년부터 주목도가 떨어지면서 실적도 나빠져 해마다 256억원, 235억원, 194억원씩 해마다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731억원으로 11.3% 증가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2020년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자본금 5751억원에 자본총계는 189억원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당장 회사에 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출채권이나 미수금은 잘 들어오고 있고 회사 유동자금도 1547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현금성 자산이 318억원이다. 
 
반면 지속적인 투자 지출이 발생한다는 점, 방송시장이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여러모로 불안해 보이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과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는, 즉 채무 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준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JTBC의 최대주주는 중앙홀딩스다. 25.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4.99% 주식을 갖고 있는 대주주다. 막강한 언론재벌이 1년6개월 안에 방송국을 부도낼 거라 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번 제이티비씨23 채권의 신용등급을 각각 BBB0(안정적), BBB0(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투자적격등급의 채권이다. 이는 기업의 현재 재무사정이 좋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신뢰가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이므로 채권 만기 전에 매도해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1년6개월 채권만기를 꽉 채워서 상환 받는다고 생각하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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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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