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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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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동행축제, '동행' 축제 맞나요?

2022-09-05 16:42

조회수 :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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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상반기 소비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축제 전야제' 에 갔습니다. 
 
후배가 취재를 맡기로 해서 당초 가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따라 하늘 높이 뭉게구름이 떠올랐고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어왔습니다. 이제 가을이구나 싶었습니다. 탁 트인 광화문 광장에 괜히 가고 싶어졌습니다.
 
때마침 출입처의 최대 행사인 동행축제 전야제가 떠올랐습니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느즈막히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에 나들이하기 딱좋은 날씨인 데다 유명댄서의 공연 등 화려한 볼거리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3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7일간의 동행축제’ 전야제에서 종이비행기 세계챔피언 위플레이의 비행기 날리기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중기부)
 
세종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니, 광장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습니다.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서 무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무대 주위로 한바퀴 빙 둘러보았습니다. 도무지 들어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곳곳에 양복을 입고 귀에 무전기를 꽂은 사람들과 경찰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양복을 입은 무서운 인상의 남성들에게 기자 명함을 보여주고 나서야 비로소 행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보니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중기부와 산하기관 관계자들이었습니다. 어서 오라며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뻘쭘하게 자리를 잡고 나서 리아킴과 고등학생들의 댄스공연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습니다. 성악가의 축하무대까지 볼거리가 꽤 다양했습니다. 
 
행사장 바깥에는 이 무대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보였습니다. 하지만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은 중기부 관계자뿐이었습니다. 그 안에는 모두 양복을 입은 중기부의 '동행축제' 관계자, 공무원들이 즐비했습니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간 사람은 기자뿐이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여러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다고 했던 전야제. 그런데 그런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저 '관제행사'에 머문 그 행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후일담으로 들은 것은 해당 행사는 원래 시민들이 잔디밭에서 편안히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고안되었으나 행사 축사를 하러 주요 요인들이 참석하면서 이른바 '폐쇄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글쎄요. 정부의 요인들이 참석하면 동행축제가 흥행할 거라고 판단한 걸까요. 
 
일반 국민들이 진심으로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드는 것이 그렇게 힘든 걸까요. 바리케이트 밖에서 동행축제의 '음향'만 감상해야했던 일반 시민들에게 이 행사는 어떻게 보였을까요. 결국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이 행사는 '그들만의 축제'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굳이 광화문 광장까지 가서 열 만한 행사는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동행축제는 누구와 '동행' 하는 걸까요. 진정 시민, 국민과 동행할 마음은 있는 걸까요. 행사의 이름과 취지부터 다시 돌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 이보라

정확히, 잘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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