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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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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또 막힐라" 디지털 뱅크런 움직임

2022-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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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직장인 A씨(34세, 남)는 지난달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로  불안감을 느끼고 카카오뱅크에 넣어둔 비상 자금을 케이뱅크로 옮겨뒀다. 그런데 지난 17일 케이뱅크 전산 장애가 발생하면서 낭패를 보게 됐다. 미국 주식을 사려고 돈을 빼려고 했는데 접속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인터넷은행도 1금융권데 은행 시스템이 7시간 넘게 작동하지 않을지 누가 알았나"며 "안정성이 장점인 시중은행 통장으로 돈을 옮겨놔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전산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 금융사는 서버를 분산하고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어 데이터 손실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진 만큼 인터넷은행을 떠나려는 분위기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금융혁신으로 전통적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보다 더 빠르고 조용하게 대규모 예금이 빠져나가는 '디지털 뱅크런'을 우려하기도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이 7시간가량 서비스 장애를 일으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사진=케이뱅크 앱 화면 캡쳐)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이 7시간가량 서비스 장애를 일으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접속 장애가 아니었다. 타행 계좌에서 케이뱅크로 입금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체크카드 결제도 막혔다.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원화 입출금도 중단됐다. 800만명에 달하는 케이뱅크 고객의돈이 꽁꽁 묶인 셈이다.
 
특히, 이번 먹통 사고는 지난달 카카오 화재 사고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어져 인터넷은행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당시 카카오뱅크 서비스 중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간편 이체 등 일부 서비스가 제한된 바 있다.
 
이용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는 인터넷은행이 완전 비대면 금융기관이라는 점이다 . 문제가 생겨도 찾아 갈 수 있는 영업점이 없고, 고객상담센터 위주로 소비자 대응을 하다보니 문의가 몰릴 경우 소화를 하지 못한다.
 
단순히 인력과 전산 문제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케이뱅크의 경우 전산 장애가 발생한 이후 홈페이지 공지창을 통해서만 '서비스 접속 장애'를 고지했다. 모바일 앱 이용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재접속을 시도하다가 다른 결제 수단을 이용해야 했다.
 
인터넷은행의 전산 장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권에서 전산 장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케이뱅크(3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역시 27건에 달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뱅크런' 등을 우려하며 타행으로 예금을 이체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인터넷 포털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금융권인 은행이 7시간 넘게 멈추는 것이 말이 되나", "며칠 전에 돈 다뺀 스스로를 칭찬하다", "케이뱅크 앱이 정상화되면 케이뱅크 계좌의 돈을 모두 다른 은행으로 옮기겠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디지털 금융혁신으로 전통적인 뱅크런보다 더 빠르고 조용하게 대규모 예금이 빠져나가는 ‘디지털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뱅크런은 통상 예금자가 은행 창구나 ATM 등을 통해 예금을 대규모로 인출하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 경영진이 지난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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