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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환

'킬러' 사라진 자리에 '준킬러'…입시계 "변별력 필요"

올해 수능 수학 22번 문항 두고 '킬러'·'준킬러' 갑론을박

2023-11-17 16:19

조회수 : 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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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른바 '킬러 문항' 없이도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킬러 문항' 못지않게 풀기 어려운 소위 '준킬러 문항'이 다수 출제되면서 입시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의 일환으로 수능 '킬러 문항 배제' 정책을 추진했지만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입시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줄 세우기식 경쟁 체제가 유지되는 한 사교육도 교육 정책에 맞춰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교육계 "수능 수학 22번 '킬러 문항' 아냐"…정의 따라 다르다는 의견도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수능이 끝난 뒤 '킬러 문항'과 '준킬러 문항'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수학 영역 22번이 사실상 '킬러 문항'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수험생들은 "아직도 어떻게 푸는지 모르겠다"·"이게 킬러가 아니면 뭐가 킬러냐" 등의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EBS 현장 교사단과 입시업계는 해당 문제를 포함해 올해 수능 모든 영역의 문항이 공교육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아 '킬러 문항'은 없었다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내놨습니다.
 
EBS 현장 교사단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기존 '킬러 문항'의 경우 풀이가 상당히 긴데 수학 영역 22번 문항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를 도출하기까지의 계산량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작년 '킬러 문항' 수준까지 정답률이 떨어지거나 공교육 교과과정에 어긋나 사교육 요소가 가미된 문제는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킬러 문항'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공교육 교과과정 밖에서 나온 문제를 '킬러 문항'이라고 정의한다면 수학 영역 22번은 '킬러 문항'이 아니지만 정답률 낮은 문제가 '킬러 문항'이라고 정의된다면 이 문제도 '킬러 문항'으로 볼 수 있다"면서 "'킬러 문항'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정의를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킬러 문항'과 '준킬러 문항'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이름만 바뀔 뿐 변별력 확보 문제 없어질 수 없어"
 
입시업계는 수능이 지금처럼 대입을 위한 경쟁 용도로 사용된다면 '킬러 문항'이든 '준킬러 문항'이든 변별력을 가를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입니다. 수능이 학생들의 학업 수준을 평가하고 분별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이러한 문제는 필요하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준킬러 문항'의 난이도 수준을 얼마나 잘 예측하고 수험생들이 풀어내도록 만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특정 문제를 전체 수능 응시자의 96%가 못 풀었지만 상위 4% 학생이 모두 맞췄다면 그 안에서도 최상위권 1%를 가를 수 있는 변별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며 "수능이 자격고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험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볼 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항이 있는 게 맞다"고 견해를 표했습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도 "변별력을 확보하는 문제의 이름은 '준킬러 문항'·'어려운 문제' 등으로 바뀔 수 있지만 완전히 없어지기는 힘들다"면서 "만약 수능 난이도가 내려가 쉬워진다고 하더라도 학원들은 '실수하지 않는 법' 등을 알려주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는 수능이나 대입 제도의 목적이 사교육 경감이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합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경쟁 체제가 존재하는 한 사교육이라는 것이 사라질 수 없는데 이것을 잡겠다고 목표로 삼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킬러 문항'이 출제됐는지 안 됐는지 논쟁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수능으로 대학 교육을 받거나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도움될 수 있는 고급 역량을 기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입시업계는 수능의 목적상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될 수밖에 없다는 반응입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학원에서 강사가 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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