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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여객선침몰참사)기관실선원들 화물기사 침실 복도 문 잠궈둔 채 탈출

이 선장 등 생존선원 15명, 4층 객실 지나면서 경고 한마디 안해

2014-04-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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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 침몰 당시 가장 먼저 배를 탈출한 기관사들이 자신들의 방 바로 뒤에 붙어 있는 기사침실로 통하는 복도 문을 잠궈둔 채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합동수사본부 및 수사관계자 등에 따르면 세월호 3층 기관사 선원실 바로 뒤 선미쪽에는 기사침실이 있었고 기관사 선원실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평소 이 문은 잠겨 있었고, 열쇠는 사무파트승무원 사무실과 조타실에 보관 중이었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기관장 박모씨(54) 등 기관사 8명은 기관실에서 자신들의 숙소가 있는 3층으로 올라와 갑판에서 구조를 기다리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들 기관사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보지는 못했지만 아침이어서 기사들이 자고 있는 줄 알았다”면서도 8명 모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가 구출됐다.
 
당시 선미 쪽 기사 침실에서 자고 있던 기사들은 세월호에 차를 몰고 탑승한 화물차 기사들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실종상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원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기관장 박모씨는 사고 당시 배 하층 기관실에서 5층 조타실로 이준석 선장을 만나러 올라갔다가 기관실로 탈출지시를 내리고 퇴선하기까지 4층 객실 복도를 두 번 정도 지나갔지만 객실에 한마디 경고도 없이 탈출했다.
 
박 기관장과 이 선 장 등 선원 15명이 탈출한 시간은 오전 9시35~40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승객들 중 일부가 카카오톡 등을 통해 외부로 전송한 사진이나 메시지를 보면 오전 9시40분 당시 승객들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선실에서 나오지 말라는 조타실 지시로 객실에 웅크리고 있었다.
 
이 선장과 박 기관장 등 생존선원 15명은 자신들의 안내로 객실에서 꼼짝 않고 있는 승객들이 있는 객실을 지나가면서 한 마디 경고도 없이 빠져나와 갑판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구조됐다.
 
한편, 생존 선원 15명 전원은 규정과는 달리 제복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일행이 선원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은 구조돼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해서였다.
 
생존 선원 가운데 하위 선원 중 1명이 체육관에 도착해 옆에 있던 해양경찰관에게 승무원이라고 밝히고 해경이 “구조된 선원이 몇 명이냐”고 물어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해 15명이 구조됐다고 답해 이들의 신분이 처음 알려졌다.
 
이 선원은 구출 당시 선원들이 제복을 입지 않은 이유와 구출되는 과정에서 선원이라고 밝히지 않은 이유를 추궁하는 수사관의 질문에 “승객보다 먼저 구출돼 직접 신분을 밝히지 못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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