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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시론)“1등은 정말 외로울까?”

2017-03-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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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 열린 14일 더불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를 놓고 말들이 많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5개 방송사 합동 토론회에서 90분간 이어진 설전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뜨거운 주도권 싸움으로 요약될 수 있다.
특히, 경선 후보 1, 2위를 다투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설전이 흥미로웠는데,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정당 정치와 대연정’이 상호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의 민주당 의원이나 당원, 지지자가 대연정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것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안 지사는 반(反)문 정서를 중심으로 문재인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 언급하며, ‘문 후보의 리더십이 불안하며, 맏이의 통합적 리더십이 아쉽다’고 주장했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종인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이나 손학규·김한길·박지원·안철수 대표 등이 당을 떠난 사실을 끄집어내며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소위 ‘선의’ 발언으로 단두대에 올라 곤욕을 치룬 안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계기로 이후 지지도가 올라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었고, 박영선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안 지사를 지지하고 나선 이후 안 지사의 정책이나 표현 방식이 변화할지 궁금해 하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실제 이날의 토론에서 안 지사는 그동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문 전 대표 주변에는 인정하기 어려운 기득권자들이 모인다며 항간에 떠도는 패권주의에 대해 입을 연 다음, 안 지사와 함께 ‘끝장 토론’ 수용 문제로 문 전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으며, 특히 원고 없이 무제한 토론을 하자며 문 대표를 구석으로 몰아세웠다. 같은 당 식구로서 동고동락을 같이 했던 후보들끼리, 그동안 삼가왔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며 양보할 수 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결국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문 전 대표는 ‘종북’이라는 해묵은 안보 프레임에서부터, ‘문재인이 치매라더라’라는 신선(?)하기까지 한 못된 가짜 뉴스에 이르기까지 문 전 대표를 향한 공격은 각계각층에서 확산되고 있다.
당 내에서는 물론이고 국민의 당과 바른 정당 및 자유 한국당 역시 문 전 대표에 대한 공격 수위를 계속해서 높여 가고 있는 상황에서 1등 문재인은 많이 외로울 것 같다. 문 전 대표와의 경쟁을 기치로 내걸고, 이른바, '반문·반 패권 연대'를 제창하고 있는 정치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문 패권'에 대한 반감을 고리로 하는 '반 패권 연대'란 소위 실체가 없는 것이라는 주장부터, '반 패권 연대'가 실현되기 위해서 뛰어넘어야 할 전제가 너무 많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현재 부동의 1위 문재인을 실제로 위협할 수 있을만한 것이 있을까.
우선,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거의 없고,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당의 연합과 이들 연합에서 파생되는 후보 단일화가 실제로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각 당이 2017년 5월 9일 현재 대한민국에서 차지할 위상이나 현실적 이해관계가 너무도 다르고, 더욱이 ‘친박 패권' 패거리라며 비난 받아온 자유 한국당과 나머지 당들이 오로지 '반문' 하나만을 외치며 뭉치기에는 그들 사이의 이념적 갈등의 골이 지나치게 크고 험난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1등은 외롭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하여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는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내 손으로 뽑았던 역대 지지율 최고의 대통령을 파면시켜 버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그에게 진지한 질문 한 가지를 던져보고 싶다. “문재인 후보 당신은 정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습니까?”
 
노영희 법무법인 '천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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