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이질감이 재확인되면서 안철수 대표의 통합론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양당은 예산안 협상에 앞서 두 차례 ‘정책연대협의체’ 회의까지 가동하는 등 연대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예산정국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데 실패했다.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 측에서는 이번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견해차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6일 “결국은 예산에 대해 두 당이 협의해서 공동의 안을 만든다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일이었다”며 “바른정당과 정책연대라는 것이 현 국면에서는 무의미해졌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해 예산안 합의를 이뤄내며 호남선 KTX 무안공항 경유 등 실리를 얻은 점은 안 대표에게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당내 대표적인 통합 찬성파인 최명길 전 의원이 전날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은데 이어 최고위원직에서도 물러나는 바람에 안 대표는 더욱 힘이 빠지게 됐다.
안 대표는 이날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모임인 평화개혁연대가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야유를 받기도 했다. 안 대표가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일부 참석자들은 “안철수는 물러나라” “뻔뻔하다” “나가서 통합하라” 등 고성을 외쳤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도 통합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당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방선거를 3자구도로 치러야 하는데 선거연대, 통합에 대해 각각 의견이 다른 상황”이라며 “지역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