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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

화학·기계 대일 의존도 90%, "핵심 소재 투자 시급"

현대연,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2019-07-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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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대일본 무역에서 섬유류와 생활용품 등 경공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화학공업에서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열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 기계, 플라스틱 등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어 일본의 추가 조치가 이뤄질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발간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전체 산업재 수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6%"라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화학, 기계, 플라스틱 등이며 생활용품, 섬유는 의존도가 비교적 낮았다"고 밝혔다.
 
CMA-CGM 소속 '생텍쥐베리호'가 부산항 신항 BNCT 터미널에 입항, 컨테이너 선적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과 기계 산업의 대 일본 경쟁력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절대 열위다. 금속, 전기전자는 열위에 속했으며 생활용품은 대등, 섬유는 우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상당 기간 절대 열위에 머무르면서 경쟁력 격차가 확대됐으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는 최근 경쟁력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무역 특화지수는 화학, 플라스틱, 금속, 기계, 전기전자, 생활용품이 각각 -0.474, -0.466, -0.263, -0.505, -0.396이며 섬유는 0.206이다.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인 품목들의 수입액은 광물성생산품이 10억9000만달러, 화학공업이 5억4000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플라스틱 및 고무는 5억1000만달러다. 품목 수로는 화학 생산품이 14개, 비금속과 관련 제품이 10개, 플라스틱 및 고무 제품이 7개 순서로 많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대 일본 경상수지, 서비스수지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대 일본 경상수지는 지난 1998년 이후 계속 적자인 상황이며 최근 적자 폭은 연 평균 220억달러 내외다. 한국 입장에서 일본은 국가 단위 기준 최대 경상수지 적자국이며 원유 수입 대상 국가들인 중동 지역 개별 국가들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수지는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상품 무역 적자 규모는 연 평균 260억달러 내외다.
 
작년 기준 일본은 한국의 5위 수출국, 3위 수입국이다. 일본에서 한국은 3위 수출국이자 5위 수입국이다. 한국의 전체 교역 대상국 261개 중 일본이 최대 무역 적자국인 반면 일본의 전체 교역 대상국 중 한국은 세 번째로 많은 무역 흑자국이다.
 
더구나 일본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이 한국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73년 38.5%에서 점차 축소돼 작년에는 5%까지 낮아졌다. 한국의 대 일본 수출에서 소비재는 11.4%, 자본재 10.2%, 중간재 76.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전체 산업재 수출에서 일본 산업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불과하다. 산업재 수출은 자본재와 중간재를 합한 값이다.
 
보고서는 "대부분 주력 산업에서 한국의 대 일본 산업 경쟁력은 열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쟁력 격차가 개선되고는 있으나 그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한중 간 사드 사태나 최근 한일 수출규제 문제 등을 볼 때 산업 경쟁력이 견고한 우위를 가지지 못할 경우 국내 산업계가 위기에 빠지고 경제 성장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핵심 소재와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무역 자체에서 기술로 전환되는 추세인 만큼 R&D 투자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경제 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중일 관계가 미래 지향적이고 실용주의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합리적 사고가 절실하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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