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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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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영화 현장의 목소리는 정말 처참했습니다

2020-08-10 15:15

조회수 :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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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양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살아나고 있다’ ‘이제 회복세다등등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코로나19’ 이후 시장 폐업 직전까지 몰렸던 한국영화계의 타격이 이제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관객이 조금씩 몰리고 극장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전혀 달랐기에 드리는 말입니다.
 
국내 굴지의 한 영화 관계 회사(이 정도로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가 올해 개봉 영화를 전면 중단했다고 합니다. 사실 관계를 위해 팩트 체크를 하려 했지만 중단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이 회사 누적 적자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폐업 위기까지 몰렸다고 하니까요. 이 회사 관계자분들과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취재를 위해, 팩트 체크를 위해 전화 한 통 한다면 기사화에 대한 전전긍긍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냥 이렇게라도 말씀 드리는 건, 차라리 이것조차 입다물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까 싶었지만 이렇게라도 말씀을 드리면서 법과 제도 지원을 결정하는 분들이 혹시라도 보신다면 시장 상황을 좀 제대로 아시고 그에 걸 맞는 지원을 현장에 투여하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사진/뉴시스
 
이 회사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큰 회사도 올해 손해만 수십억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입니다. 영화를 업으로 하는 회사에서 수십억은 막대한 금액입니다. 대기업 기준으로 잣대를 대면 안되기에 혹시나 하는 말씀으로 드리는 말입니다. 이 회사 역시 당장 폐업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위태위태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은 더욱 심각하다고 하네요. 차라리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하는 게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책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도 합니다. 하루 영업을 돌릴 때마다 엄청난 금액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하네요. 정확한 금액을 제시해 드리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한때 하루 평균 1만 수준의 전체 관객 수를 기록할 정도로 극장에 관객들이 사라진 시기가 있었습니다. 극장은 한국영화 산업의 기반입니다. 영화는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콘텐츠 시장입니다. 플랫폼 사업자가 무너지면 시장 존립 자체가 형성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OTT IP시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쪽은 부가판권 시장입니다. 메인 판권 시장이 무너지게 되는 구조이니 시장이 심각한 존립 타격을 받는 것이지요.
 
현재는 주말 평균 50만 이상에서 최대 100만에 육박할 정도로 관객이 들어차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동기 대비를 보면 70%이상 관객이 빠진 상태는 여전합니다.
 
최근 만난 한 영화계 관계자는 현장의 타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합니다. 누적된 타격이 쌓이고 쌓여서 여름 성수기 시장부터 이어지는 7~8월에 몰아치고 있단 얘기입니다. 상반기 결산 이후 하반기 영업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에서 영업 계획 자체가 무의미하단 결과를 얻었단 얘기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무슨 영화가 대수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에 영화는 추억입니다. 추억은 누구에게나 삶의 희망을 주는 기억입니다. 기억은 가장 소중한 삶의 편린일 것입니다. 그것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멀티플렉스 극장 이전 단관 시절의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단관 대한극장에서 피라미드의 공포란 영화를 봤었습니다. 누나의 손을 붙잡고 무서운 장면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스크린을 바라보던 그 기억. 누나의 팔을 꼭 붙잡고 주인공이 위기에서 탈출하기만을 바라던 그 어린 시절의 간절한 마음. 주인공이 위기를 탈출하자, 극장 안을 돌아 다니던 좌판 아저씨를 통해 산 오징어를 씹으며 다음 장면을 마음 졸이며 보던 기억.
 
지금의 주인공은 영화계 전체입니다. 영화계 전체가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간절함을 담은 마음으로 가슴 졸이며 바랍니다. 하루 빨리 제2의 기생충이 나올 토대와 토양이 쌓여 있던 우리 영화계의 기반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장대비에 모두 쓸려간 것이 아니라면 조금씩 조금씩 살아 나기를. 바랍니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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