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전북 찾은 정청래·김민석…당권 전쟁 시작됐다
정청래, 사퇴 후 첫 대외일정 지역으로 전북 낙점
순방 마친 김민석, 브리핑 종료 후 정읍으로 이동
권리당원 약 13% 전북에…보완수사권 주도권 경쟁
2026-06-25 18:01:01 2026-06-25 18:54:21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연임 도전을 위해 직에서 물러난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전북에서 사퇴 후 첫 대외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총리로서 마지막 해외 출장을 마친 김민석 국무총리도 귀국 직후 행선지로 전북을 선택하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 서막이 올랐습니다.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두 사람이 전북을 찾은 건 전체 권리당원의 약 13%가 몰린 지역 특성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6·3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손피켓을 들고 결의문 낭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북 집결한 이유 '권리당원'
 
정 전 대표는 25일 오후 전북 정읍에서 1박2일간 민주당 전북도당 주최로 열리는 지방선거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추가 발언을 통해 당대표직 사퇴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재개한 대외일정입니다.
 
당대표 직함을 내려놓고 전북을 찾은 정 전 대표는 자신이 대표 시절 이끈 6·3 지방선거 결과를 성과로 내세웠습니다.
 
정 대표는 "아시다시피 (전북)도지사 선거가 좀 어려웠지만 도지사도 당선됐고 지방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14개 시·군 기초단체장, 도의원 지역구도 다 당선됐다"며 “결과만 보면 전북은 완승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정 대표는 연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며 "특별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총리는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한 사흘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정읍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방중은 김 총리가 총리로서 맡은 마지막 해외 일정입니다.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를 두고 경쟁하게 될 정 전 대표와 김 총리가 같은 날 전북으로 집결한 주된 배경은 권리당원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은 약 15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30% 이상이 호남에 집중돼 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 권리당원은 19만명가량으로 전체의 약 12.7%를 차지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전남 17만명(11.4%), 광주 11만명(7.4%)을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전북 권리당원 규모는 차기 당대표 선거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입니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는 1인1표제가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선출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정 전 대표와 김 총리 모두 권리당원 표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만큼 그동안 호남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정 전 대표의 경우 지방선거가 끝난 뒤 이날 워크숍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 전북과 전남을 찾았습니다. 김 총리 역시 지난 16일부터 사흘 동안 호남에 상주하면서 호남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도 '김'도 보완수사권 폐지
 
전북에서 불씨를 댕긴 정 전 대표와 김 총리의 '권리당원 표심 잡기' 신경전은 보완수사권 주도권 싸움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입니다.
 
선공은 정 전 대표 몫이었습니다. 정 전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자 줄곧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일례로 정 전 대표는 이재 대통령 유럽 순방 기간인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라는 짧은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는 정 전 대표가 이 대통령 출국 환송 행사에서 배제돼 당·청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던 시기였습니다.
 
이후에도 정 전 대표는 공개석상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넘나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이날 워크숍 참석 전에는 형사소송법 정부안 즉각 국회 제출, 제헌절 이전 본회의 통과 및 10월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과 같은 구체적 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정 전 대표의 강경 노선은 제한적인 경우에 한해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과 배치됐고,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과 맞물려 선명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정 전 대표가 당원의 '반 검찰' 정서를 자극하자 김 총리도 맞불을 놨습니다. 중국 일정을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검찰개혁 관련 긴급 현안 브리핑을 열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힌 겁니다.
 
김 총리는 또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당에 전달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정부가 별도의 입법안을 제시하기보다는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총리가 그동안 보완수사권 폐지에 미온적이었던 정부 입장과 다른 결론을 발표하자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환영한다"며 "국회에서 불가역적 완전 폐지할 테니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 달라"고 밝혔습니다.
 
정 전 대표의 '완벽한 시행령 준비 주문'은 이날 워크숍에서 드러낸 격한 표현과는 대비됩니다. 정 전 대표는 워크숍 행사장에 들어서며 "10월2일 공소청, 중수청이 출범하려면 지금 바로 국회에서 형사소송법 196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면서 "이걸 차일피일 미룬다는 건 '사실상 안 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국민적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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