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상해급수와 무관하게 보험금을 정액 지급하는 운전자보험 '교통사고피해부상치료지원금(피부치)' 특약의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은 과도한 보험료 책정, 도덕적해이 리스크 등의 사유로 지난달까지만 이 특약을 판매키로 합의했다. 틈새를 노린 지나친 절판 영업으로 불필요한 상품 가입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000540)는 이달까지 피부치 특약 판매를 연장했다고 영업 현장에 공지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기 종료 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기존에는 지난 15일까지만 피부치 특약을 판매한다는 방침이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1일까지 판매할 예정이었던 피부치 특약의 수납을 15일까지 연장했다. 영업 현장의 요청에 따라 5일까지 설계한 계약에 대해 수납 기간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피부치는 12대 중과실, 뺑소니 등 중대 법규 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 부상을 보장하는 특약이다. 대부분 교통사고 발생 시 진단일수, 상해급수 등과 무관하게 보험금을 정액 보장하는 상품으로 약 80만건의 계약을 성사시킬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고의 사고로 보험금을 수령해 가는 등의 보험사기로 악용될 여지가 크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피부치 특약으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주요 손보사들이 줄줄이 피부치 특약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틈새 영업을 노린 절판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가입을 종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절판 영업을 진행 중인 보험사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업계 유일' 등의 문구를 마케팅에 활용하며 가입을 부추기는 중이다. 특히 업셀링 영업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태우는 '승환계약'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 중지가 예정된 역선택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절판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보험사 안정성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운전자보험 '교통사고피해부상치료지원금(피부치)' 특약 절판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은 차량 추돌 사고 현장.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