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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중장기 체질개선 '방점' 대외의존도↓자립도↑

과거 외형성장에만 치중…"특화품목 집중전략 선행돼야"

2019-08-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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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산업 100대 전략품목을 지정해 5년내 공급안정을 이루기로 한데는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만성적인 대외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체질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다. 일본 수출 규제 위기를 극복할 단기 대책과 함께 미래 먹거리가 될 핵심 전략품목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제작/뉴스토마토
 
5일 정부가 내놓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보면 대외의존형 산업구조 탈피를 위한 내용들이 담겼다. 핵심품목의 기술개발부터 재정·세제·금융 등 정부가 할 수 있고, 허용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집중키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해외의존형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 생태계를 구축토록 치밀하고 정교한 대응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는 그간 추격형 전략과 압축 성장을 위해 핵심 전략품목의 만성적 대외의존 지속, 글로벌 경합도 증가, 부가가치 정체 등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 생산은 2001년 240조원에서 2017년 786조원으로 3배 늘어나며 외형 성장을 이뤘다. 수출은 646억달러에서 지난해 3409달러로 5배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9억달러 적자에서 1375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관련산업의 성장을 뜯어보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기술 낮이도가 낮은 범용제품 생산에만 치중해왔다. 국내 수출비중 1위인 반도체는 주요 첨단기술을 해외에 의존해 외형성장을 키운 대표산업으로 꼽힌다. 한국은 1983년 64K D램 개발을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전략을 통해 2002년 메모리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달성했지만 600개 이상 공정에 필요한 주요 소재·장비 대부분 해외에 의존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달수준은 작년 기준 27%에 불과하다.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가스, 불산액, 레지스트는 대부분 일본에 의존하다 지난달 초 일본의 수출규제에 앞서 재고 마련에 애를 먹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역시 2004년부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디스플레이용 필름과 정밀점착 화학소재 등 핵심품목은 해외 의존도가 높다.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 등도 글로벌 내 외형 성장에 비하면 주요 핵심소재의 국내 조달률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면밀한 국내 산업 현황 파악을 통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거쳐 수입국 발굴과 연구개발(R&D)을 우선 지원하기로 한 100대 품목의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전 산업에 걸친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을 포함한 34개 전체 업종 가운데 국내 기술력이 어느정도인지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국내에서 잘할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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