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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지소미아 종료 무역분쟁에 악영향…미국 역할론 '부각'

28일 백색국가 제외 시행 분수령…"WTO 해결책 아냐, 미국 설득 필요"

2019-08-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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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28일 일본이 대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조치 시행에 맞춰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할 경우 한일 양국이 피해를 주고받는 방식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5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일본이 대한국 백색국가 제외를 시행하는 28일 특정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추가 지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지소미아 종료로) 개별품목 추가규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처음에 논란이 됐던 제한조치를 반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 기업은 물론 일본 기업들도 이번 조치를 우려하고 있고 글로벌 업계에서도 이러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일본이 지소미아에 대응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일본이 수출심사 기간 조정을 통한 무역보복 수단을 쥐게 된 만큼 개별허가 품목 추가 결정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지소미아에 민감했던 미국의 반응을 살피며 갈등의 범위를 좁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내용이 22일 오후 일본 NHK를 통해 속보로 방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 정부가 특정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백색국가 제외 법령에 관한 시행세칙인 '포괄허가 취급요령' 고시를 개정해야 한다.
 
다만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와 지소미아 종료 등 예상을 벗어난 조치가 이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미국의 개입 여지가 커졌다는 점에서 국제 여론전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어느 나라에게 불리한지 아직까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지난주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장기적으로는 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본의 무역조치에 대해 WTO 제소 카드가 있다고 하지만 일본이 한국에서 돈을 뺀다든지 다른 방법도 충분히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촉발된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이 중요한 것 같다"며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장을 좁히는 게 중요한데 오히려 넓어지고 있어 답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소미아 탈퇴 이후 상황 관리가 중요한데, 미국을 협상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일본의 잘못된 조치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규제와 백색국가 제외에 이어 추가 조치 절차를 진행하기에 일본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현재도 개별허가 품목 추가 대신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활용해 수출허가 심사를 자의적으로 지연하는 등의 방식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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