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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한은 "내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1%대 수준 예상"

"최근 저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단정하긴 곤란"

2019-09-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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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기조적 물가 오름세가 1%대 초중반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이후에는 공급측 물가하방압력이 완화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향후 우리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은 3일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0.5%로 지난해(1.5%)에 비해 오름세가 크게 둔화됐으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로 전월(0.6%)에 비해 상당폭 하락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가 낮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수요측 물가압력이 약화되고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과 정부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며 "8월에는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공급측 요인의 물가 하방압력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후 연말쯤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서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에 대해서는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광범위한 확산성과 자기실현적 특성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공급측·제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가세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중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품목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며 품목별 가격변동은 2016∼2017년 상승품목의 상당수가 2018~2019년 2분기에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자기실현적 물가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모습이다.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1995년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기 이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동조하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아울러 낮은 인플레이션은 수요측 요인보다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약세 등 공급측면에서의 일시적 요인과 정부 복지정책 강화와 같은 제도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요인의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지표는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DVI: deflation vulnerability index)를 산출해 보면 상반기 중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에 해당한다"며 "다만 최근 들어 미·중 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물가상황과 경기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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