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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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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만 염두에 두려합니다
두 꿈의 충돌

2019-09-30 13:43

조회수 :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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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통해 자기 꿈을 키워나갈 수 있고, 진로 선택해 대학 뿐 아니라 미래 설계, 그 과정이 잘 되고 있는 사례들을 알려야 되는데. 이런 사례는 잘 안 알려져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서울 당곡고등학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간담회 후에는 '멋진 꿈을 이뤄가는 당곡고등학교 파이팅'이라고 방명록에 쓴 후 자리를 떴습니다.


귀에 쏙 들어온 부분은 바로 '꿈'이라는 부분입니다.


애초에 당곡고 방문은 무상교육 정책 관련해서 한 것이었습니다. 일선 현장에 있는 교사와 학부모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느냐 하면 무엇인지 듣기 위한 행보였습니다. 간담회에는 교장 교감과 학부모들이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간담회를 시작한지 22분이 되도록 이들은 너무 좋다, 너무 감사하다 밖에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등록금을 대기 위해 조성한 장학금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라는 정도가 추가적으로 이야기됐습니다.

그러자 유 부총리가 "다른 이야기도 해보자"고 제안했고, 같이 있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종, 수능 이야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윽고 교장과 학부모가 학종으로 인해 수업이 좋고, 진학이 잘된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맨 위에 쓴 것 같은 유 부총리의 발언이 나왔던 겁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계속 맘 속에 남습니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20분 넘는 동안 한번도 '꿈'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학종을 이야기할 때 꿈을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보면 방명록에 쓴 평범하디 평범한 문구도 어떤 의미인지 다시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모든 학생(무상교육) - 수시(꿈) = 정시

이렇게 생각하면 학종이나 수시가 학생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좋은 수단이고, 정시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일률적인 정시에 비해, 다면 평가하는 수시는 4차 산업혁명, 미래에 더 맞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말이 있기는 하니까요.


이는 정시를 지지하는 다수 국민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정시 찬성자는 미래교육 적합성이 어떻든, 일단 공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꿈으로 향하는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거겠죠.


결국 꿈에 대한 다른 관점이 부딪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제3의 관점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시냐 수시냐보다는 더 근본적으로 파고든다면, 입시에 따라 삶 전반이 달라지는 입시위주 사회가 문제라는 식으로요.

유 부총리도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해왔습니다. 만약 그렇게 제3의 관점을 중요시한다면, 그에 따른 정책 행보가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근본적인 사회 구조를 따질 요량이었다면, 무상교육이 차라리 '꿈'을 이야기하기에 더 적합한 정책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경제력 부담을 덜어주고,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행보니까요. 더 나아가서는 본인이 교육부 장관일 뿐 아니라 사회부총리인만큼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다룰 위치에 있는 셈입니다. 그 위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할 겁니다.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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