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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발 고병원성 AI 막아라...예방 살처분 늘리고 소독 두배 더 강화
25일까지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53건 발생
최초 발생일 전년비 22일 빠르고 전파도 넓어
소독 2배 이상…예방 살처분 무안·함평까지 확대
고위험 하천·발생지역 방역대 5~7일 주기 예찰
2022-12-27 05:00:00 2022-12-27 05:00:0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 검출 건수가 전년보다 5배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가금농장 간 전파 차단을 위한 고강도 방역에 돌입했다. 특히 농장 간의 수평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가금농장의 예방 살처분 범위를 늘리고 철새 도래가 많은 고위험 지역의 소독도 두배 더 강화한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고병원성 AI은 이날까지 총 54건 발생했다. 최초 발생일은 지난해보다 22일 빠르다. 10개 시·도, 28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등 전파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철새가 도래하는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철새가 우리나라로 얼만큼 많이 이동하는지, 철새의 고병원성 AI 발생률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국내 고병원성 AI 발생률이 달라진다.
 
올해 12월 우리나라에 도래한 철새는 전년과 유사한 156만 마리다. 하지만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검출 건수는 총 94건으로 지난해(17건)에 비해 항원 검출이 5.5배 높은 상황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고병원성 AI은 이날까지 총 54건 발생했다. 최초 발생일은 지난해보다 22일 빠르다. 사진은 방역 요원들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오리 폐사율은 0%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달리 80%로 치솟았다. 해외 고병원성 AI 전파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은 총 2020건으로 작년 동일기간과 비교했을 때 40% 증가했다. 영국·벨기에 북해연안·이탈리아 북부 아드리해 등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고병원성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영국은 지난 1년간 방목 농가의 칠면조 40%가 폐사하는 등 200건 이상의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모든 가금류의 방사사육이 금지된 상태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PC)에 따르면 올해 들어 네덜란드·스페인·불가리아·덴마크·프랑스 등 유럽의 37개국 이상이 2467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약 5000만 마리의 가금이 살처분된 것이다.
 
작년 고병원성 AI 발생이 없던 미국의 경우는 올해 처음 가금농장에서 발생하는 등 지금까지 47개주에서 285건이 발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5054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최근 몇 년간 발생이 없던 콜럼비아 및 페루에서도 야생조류 신규 발생이 보고됐다. 지난 11월 5일 폐루 해안 전역에서 펠리칸 등 2만 2000여 마리의 바닷새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했다.
 
일본도 10월 이후 가금농장에서 총 34건이 발생해 예년에 비해 더 빠르게 많은 개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자체와 축산농가에 방역관리를 철저히하고 소독조치도 최소 2배 이상으로 늘릴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 나주·영암·무안·함평 등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영산강 유역 시군에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 5일부터 나주와 영암지역에 확대 적용 중인 예방적 살처분 범위도 지난 11일부터 무안과 함평까지 확대하는 등 수평전파를 차단하고 있다. 나주시·영암군·무안군·함평군에 대해서는 가용 가능한 소독자원을 총동원하는 등 철새도래지 인근 농가 진입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고병원성 AI은 이날까지 총 54건 발생했다. 최초 발생일은 지난해보다 22일 빠르다. 사진은 현장점검 중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올해 고병원성 AI 첫 발생지는 과거 발생 지역인 안성지역 산란계 농장이다. 특히 주변 산란계 농장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곡교천, 풍서천 등 고위험 10개 하천 인근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도 특별관리를 시행한다.
 
농장별 알 반출 동선, 주령 등을 파악해 관리하고 가금농장 출입 최소화 조치 및 농장별 내외부 소독·점검 등을 통해 산란계 농장의 차단방역 관리도 강화한다.
 
고위험 10개 하천 인근에 소독자원을 확대 투하고 산란계 농장 진입로 등의 소독도 기존보다 2배로 강화한다. 또 축산차량 통행량이 많은 이천시·여주시·음성군·충주시 인근 3번 국도 및 이천시·평택시·안성시 38번 국도 주변은 가용 가능한 소독 차량 31대를 총동원해 집중적으로 소독한다.
 
고위험 10개 하천 3km 내 산란계 농장에 대해서는 7일 주기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발생지역 방역대 내(3km) 농장에 대해서도 5일 주기 검사를 통해 예찰을 강화한다.
 
고위험 10개 하천 인근 오리는 출하일을 45일에서 38~39일로 단축하고 소규모 가금사육 농장에 대해서는 수매·도태를 시행한다.
 
특히 달걀가격 안정을 위해 산란계 농장에 대한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오리에서 산란계로 확산하지 않도록 산란계 밀집단지 등을 특별관리한다. 가금 농장주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해서 과태료 등을 처분하고 있다.
  
예방적 살처분 농가에만 지원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재입식자금)은 고병원성 AI 발생 농가도 포함시켰다. 다만 이는 질병관리등급제에 가입하고 역학조사결과 방역에 소홀함이 없는 경우 등에만 한해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방역당국은 휴업 등의 사유로 현재 비어있는 살란계 농장에 신규 입식하는 농가에도 지원하는 방안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에 대해서는 단체장의 책임 하에 고병원성 AI 예방 및 차단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방역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농장주에 대한 방역 책임 및 소독 관련 교육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축산계열화사업자가 이번 동절기에 위탁사육 농가의 방역 및 소독상황을 자체적으로 일일점검하고 미흡 사항을 즉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 특별 관리를 당부했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고병원성 AI은 이날까지 총 54건 발생했다. 최초 발생일은 지난해보다 22일 빠르다. 사진은 안성 거점 소독시설에 방문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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