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현대차그룹이 내수 시장 침체에 더해 노사 관계 악화라는
‘이중고
’에 직면했습니다
. 최근
현대차(005380) 노조가 임단협 결렬로 파업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 기아(000270) 노조도 사측의 대형 버스 사업 철수에 반발해 노사 협의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룹 전반 노사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
지난달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지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노사 협의 전면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전날 열린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회의에서 사측이 대형 버스 ‘그랜버드’ 생산을 1~2년 뒤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통보한 데 따른 반발입니다.
노조는 특히 사측의 버스 사업 철수 계획에서 ‘고용대책’이 빠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고용 안정과 미래 투자 없는 버스 사업 철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입니다. 이에 노조는 7월 특근협의를 포함한 모든 노사 협의를 중단하고 미래 고용 보장 방안과 중장기 운영계획을 사측이 제시하기 전까지 어떠한 협의에도 응하지 않고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임단협 결렬을 선언한 현대차 노조는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2일 사측과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행위 조정을 신청했습니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중노위 조정회의에서 노사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합법적 쟁의(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현대차와 기아 모두 노사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현대차그룹은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가뜩이나 내수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색된 노사 관계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안방 격인 한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1% 급감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협의가 진척되기 어렵다는 점도 노사 관계 개선의 어려움으로 꼽힙니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는 ‘순이익 30% 성과급’과 관련해 사측은 지급 여력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내 하청 문제까지 겹치면서 현대차의 고민만 커지는 형국입니다. 최근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 하청 노조 10개 지회 조합원들이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인정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직원뿐 아니라 구내식당에서 근무하는 현대그린푸드와, 보안·경비 업무를 맡는 현대차보안지회 직원들에 대해 현대차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를 수용할 경우 하청 교섭 요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할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해 온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어 현대차그룹은 동시다발적인 노사 관계의 난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내수가 안좋은 상태에서 불거진 현대차그룹의 노무 리스크는 사실상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올해 초 안전공업 화재 사태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생산 일정이 딜레이 된 데다, 노사 관계가 더욱 악화돼 라인이 멈춰 설 경우 내수 시장에서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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