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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證 "글로벌 소비 회복, 내년에는 힘들다"
유럽 불확실성은 확대..美·中 소비재 수입 저조
"수출 저조, 내년 지수 상단 2075"
2012-11-23 08:46:04 2012-11-23 08:47:4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유럽 침체는 길어지고 미국·중국은 지갑을 닫으면서 한국 경제의 어려움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2일 한국투자증권 4층 대강당에서 열린 ‘글로벌 저성장 시대 도래와 대응 전략’ 포럼에서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미국•유럽의 소비는 회복되기 어렵고, 이를 대체할 중국의 소비는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 호황기 때 중국은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해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대신 중국은 중국에 원자재, 부품, 소재를 이머징 국가들로부터 수입해 이머징 국가들의 경제는 크게 발전했다.
 
이런 선순환 구조는 미국•유럽의 경제 위기로 마비됐다.
 
수출 의존을 늘려왔던 이머징 국가들(한국 56.2%, 대만 75.8%, 말레이시아 91.6%)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경제가 회복되거나, 중국이 미국•유럽을 대신해 소비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금방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은 내년에도 경제가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만큼 유럽 경제가 나쁘다”며 “재정지원 등은 문제를 뒤로 늦추는 것일 뿐 본질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서원 LG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내년 PIIGS(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이외 지역으로 유럽 재정 위기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동유럽에서 폴란드 경상수지, 헝가리 국가 부채, 스로베니아 국가부도가능성이 위험수준이며 동유럽 위기는 은행 부문을 통해 유로존 국가로 전이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핵심국의 민간 신용위기가 유로존의 새로운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며 “네덜란드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16% 하락하면서 대형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370억 유로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주택 시장 회복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과거만큼 수입을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민규 연구원은 “미국은 고용 확대와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외국 물건 수입은 줄고 있다”며 “미국 내수의 수입 유발도를 계산해본 결과, 금융위기 이전에는 내수가 100늘어났을 경우 수입은 25% 늘어났지만 금융위기 이후에는 4.4% 늘어나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정권 교체 이후 내수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증가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원은 “전체 수입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했을 때 미국은 44.3%인 반면 중국은 16.6%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소비재 수입을 잘 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수가 확대돼도 소비재 수입이 바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년 증시 상승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내년 증시 상단은 2075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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