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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기자)2017 소비 트렌드는 ‘치킨 런’
‘트렌드 코리아 2017’ 김난도 외 5명 지음|미래의 창 펴냄
2016-11-10 08:00:00 2016-11-10 08: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붉은 닭의 해, 경기침체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날아오르자”(8쪽)
 
해마다 소비 트렌드를 키워드로 정리해 발표하는 책 ‘트렌드코리아 2017(미래의창)’이 나왔다. 매년 10가지 키워드의 머릿 글자를 조합해 만든 표제어로 이 책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주요 흐름을 일목 요연하게 짚어오고 있다.
 
올해 책을 대표하는 표제어는 ‘치킨 런(CHICHKEN RUN)’이다.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가 동명의 애니메이션 ‘치킨 런’의 주인공들처럼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게 비상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다. 새벽을 여는 수탉의 울음처럼 어려운 시기 이후의 희망의 도래를 뜻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표제어의 의미처럼 책은 주요 키워드들을 현재 한국 경제의 불안한 상황과 연결 지어 풀어내고 있다.
 
가령 ‘지금 이 순간, 욜로라이프’에서는 욜로족들의 소비 현상을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의 필연적 결과로 해석한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을 뜻하는 ‘유 온리 리브 원스’(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이지만 저자는 이들을 현재의 경험에 초점을 맞춘 소비를 하는 세대로 분류한다.
 
또 경제 침체 속 불안과 불신이 팽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선택 받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20대들을 ‘픽미세대’로 분류하기도 하고 자연재해와 경기침체의 위기 속에서 필연적으로 퍼지게 된 개인주의적 생존전략 ‘각자도생’ 시대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함께 제시되는 풍부한 사례들은 각각의 키워드가 이 시대에 주목 받고 있는 이유를 대변해준다. 가령 마감시한에 따라 가격이 저렴해지는 타임커머스 앱 열풍을 욜로족의 소비패턴과 연결시켜 설명한다거나 1100만명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으로 개인의 생존 문제에 직면한 우리사회를 면밀히 관찰한다.
 
또 설명 속에서 일부 키워드들은 서로 꼬리잡기 식으로 맞물리기도 한다. 각자도생의 분위기는 혼자 모든 소비행위를 해결하는 현상인 ‘1코노미’ 키워드로 연결된다. 욜로라이프는 백화점 등의 유통공간이 놀이공간으로 바뀌는 등 새로운 ‘경험 경제’의 출현 가능성을 예견하는 ‘경험is뭔들’ 트렌드로 확장된다. 그리고 모든 키워드들은 2017년에 우리가 마주할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해법을 위한 거대 담론으로 귀결된다.
 
책 서두에는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전하는 집필 과정 이야기도 담겨 있다. 한국 경제의 회복을 바라는 의미로 선택한 핑크색 표지 얘기부터 10개의 키워드를 도출하기까지 연구진들과 함께 1000개의 키워드를 분석한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치열한 연구 노력으로 집필한 이 책은 정체와 혼란이란 울타리에 갇혀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돌아보고 닭의 해인 2017년, 정유년의 비상을 꿈꿀 전략을 모색해 보기에 더없이 충분하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17'. 사진/미래의창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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