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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장서 맥못추는 금융주, 매수기회 삼을 종목은?
은행·증권·보험주 다 저렴하지만 은행주 매력이 최고
"실적+배당 메리트 높아"…평균 배당률 5% 이상
2019-08-28 01:00:00 2019-08-28 01: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금융주가 저금리와 약세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1.50%로 낮아진 기준금리가 올해 또 한차례 인하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은행권에서 판매된 파생상품(DLS) 손실과 부동산발 분양가상한제 이슈도 금융주에는 악재로 작용 중이다. 
 
주가가 끊임없이 하락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배까지 떨어지는 종목이 나오는 등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 들어 6.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은행업 지수는 16.9%, 보험업은 23.2%나 밀리는 등 특히 부진이 두드러졌다. 코스피200 금융지수는 12.7% 하락했다. 금융업 내에서는 그나마 증권업(-0.1%)지수가 선방한 흐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옥석 가리기는 진행 중이다. 증권사들이 주목한 보험·은행·증권주 선호도를 살펴본다. 
 
 
 
보험주 '비중확대' 의견 적어…한화생명 PBR 0.1배 불과 
 
금융주는 올들어 주가가 크게 밀리면서 주요 가치지표가 상당폭 낮아진 상태다. 분위기는 나쁘지만 가격대는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금융주에 포함된 보험주의 올해 예상 PBR은 DB손해보험 0.52배, 한화생명 0.17배, 삼성생명 0.35배, 삼성화재 0.70배, 현대해상 0.42배 등으로 나타났다.  
 
반등 기대감은 금융주 전체가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은 부진한 보험이익을 투자에서 보완하려는 전략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게 우호적이지 않고,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수당을 주는 등 비용부담을 감수하는 성장전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손해보험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인 곳은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가 전부다. 대신증권, 삼성증권, KB증권, 교보증권 등은 '중립(Neutral)'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생명보험 업종에 대해선 '중립' 의견만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종목별로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삼성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 순으로 선호한다는 의견이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000060)에 대해 업황 변동에도 불구하고 이익 증가 추정치가 가장 높고, 올해 배당수익률도 4.2%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화재(000810)에 대해서는 "장기보험 중 수익성이 높은 사망·재물 담보 비중이 타사와 비교해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나고, 배당성향이 상향되면서 내년에는 사상 최대 배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메리츠화재를 톱픽으로 제시했고, 삼성생명(032830)을 동시 추천했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관심주로 보고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손해보험은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신계약 성장과 손해율 상승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며 "생명보험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제도 변경에 의한 준비금 추가 적립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반등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요율 인상 효과와 규제완화 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배당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시각이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컨퍼런스 콜에서 "예년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유지하고 배당성향을 경상이익의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생명 주가는 2010년 기업공개(IPO)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은행, 실적·배당 뒷받침…신한·하나지주 톱픽 
 
은행들의 주가 역시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은행주는 금리하락, DLS 쇼크, 분양가상한제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하지만 투자 시각은 보험에 비해 훨씬 우호적이다. 일단 실적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중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2011년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를 보였다. 이자이익만 20조6000억원을 벌었고, 금리 하락으로 이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올라가면서 비이자 부문 이익도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은행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이다. 다만 최근 DLS, DLF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진 만큼 단기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태다. 
 
은행주 역시 밸류에이션은 낮다. PBR을 보면 신한지주 0.49배, 우리금융지주 0.37배, 하나금융지주 0.33배, BNK금융지주 0.26배, 기업은행 0.36배 등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지주(055550)에 주목했다. 그는 "은행주 전반으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데, 신한지주는 대표적인 기관 선호주이면서 최근 DLS 이슈에서도 동떨어져 단기적으로 비중을 늘리기에 가장 무난한 은행주"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톱픽으로 하나금융지주(086790)를 꼽았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6.5%에 달한다는 점에서다. 또 리스크 관리 역량이 높고 글로벌·비은행 자회사의 성장성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신한지주(055550)를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DLS 사태와 관련된 은행 섹터의 손실은 제한적인 반면에 최근 금리하락으로 주가는 상당히 하락한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 중국 민생투자 관련 노이즈도 완화될 걸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은행주는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상장 은행사들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016년 2.9%, 2017년 3.0%, 2018년 4.2%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평균 배당수익률을 5.3%로 전망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최대 실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9% 늘어난 14조6000억원이 기대된다"며 "최대실적, 높은 배당수익률,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연말이 다가올수록 은행주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 금융업 '최선호' 섹터
 
금융주 내에서 증권은 가장 선방하고 있는 섹터다. 일반적으로 금리 하락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이슈이기 때문이다. 올해 시행된 증권거래세 인하 등 정책적 이슈도 우호적이었다. 
 
나름대로 약진했지만 이런 호재들을 감안하면 지금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국내 경기침체의 그림자는 증권주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배경으로 지적된다.
 
종목별 PBR을 보면 NH투자증권 0.67배, 삼성증권 0.63배, 미래에셋대우 0.57배, 한국금융지주 0.86배, 메리츠종금증권 0.82배다. 
 
교보증권은 증권주가 금융업종 중 최선호주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대형증권사는 커진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은행(IB) 관련 성장 가능성이 크고, 금리 인하로 증시 주변의 유동성과 증권사 채권자산 운용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톱픽으로는 한국금융지주(071050), 미래에셋대우(006800)를 꼽았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주요 자회사와 함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고, 미래에셋대우는 적극적인 자본활용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NH투자증권(005940)을 한국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와 함께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상반기 기준 사상최대 이익을 기록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도 톱픽으로 꼽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자손익 비중이 높아 이익창출이 안정적이고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가장 크게 누릴 전망"이라며 "레버리지 비율도 낮아 공격적인 자본 확대 없이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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