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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강화에 코스닥 자기주식 소각 급증
작년 자기주식 소각 13사, 전년비 3배 증가…"주주친화정책 확대 신호"
2020-02-24 01:00:00 2020-02-24 01: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주주환원 강화 분위기에 코스닥 상장사들의 자기주식 소각이 크게 늘었다. 자기주식을 매입 후 소각해 주식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실시됐던 자기주식 소각이 코스닥 기업으로 확산돼 증가하고 있어 향후 주주친화정책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이미 취득한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3사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4사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스닥 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은 2017년 5사, 2018년 4사에서 지난해 10곳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상장기업의 자기주식 소각은 주주환원의 한가지 방법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소각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다. 전체 주식 수를 줄여서 기존 주식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다. 이는 '자사주 마법'과 같은 자기주식 매입의 부적절한 활용 가능성을 줄이기도 한다.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이 요구되면서 다수의 상장사들이 현금배당을 선택하는 한편으로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을 선택하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당은 주주에게 지급되는 과정에서 세금으로 일부 금액이 사라지지만, 자사주 소각은 세금 누수 없이 주식가치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어 워렌 버핏 등 투자대가들이 더 선호하는 주주환원 방식이다.  
 
올해 들어서는 한국정보통신(025770), 아바코(083930), 엔브이에이치코리아(067570), 이씨에스(067010), 하림지주(003380) 등 5개 코스닥 상장사가 자기주식 소각 결정을 발표했다.
 
자기주식 소각은 큰 호재여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씨에스는 지난 17일 주식 소각을 공시하자 전일 대비 11.23% 상승, 장중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정보통신도 주식 소각 공시 다음날인 지난 1월8일 주가가 상한가까지 올라 8980원을 기록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까지 두 차례 자기주식을 소각했고, 동아엘텍도 2018~2019년 연속 주식을 없앴다.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확대 기조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코스닥 기업들의 자기주식 소각 증가는 향후 주주친화적인 정책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현상이라는 평가다.
 
윤소정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주주환원의 방법에서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은 이론상 동일한 효과를 갖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현금배당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해외 선진 자본시장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는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의 비율이 훨씬 높은데, 국내 시장도 이 같은 방향으로 바뀌어가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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