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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수출국' 미국·유럽 덮친 코로나…전자업계 '산 넘어 산'
중국발 생산차질 위기 뒤 추가 위험요소 등장…매출 감소 우려
2020-03-13 05:22:19 2020-03-13 05:22:19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중국이 잠잠해지자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발 생산 차질이라는 위기에 울었던 국내 전자업계가 이번에는 주요 소비시장 위축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12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미국 코로나 확진자는 1200명을 넘었고 전체 50개 주 가운데 80%가 넘는 41곳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 유럽은 더 심각해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가 1만2400명, 사망자가 827명에 달하며 프랑스와 스페인은 각각 2200명, 독일은 1900명이 확진됐다. 북유럽의 스웨덴과 동유럽의 불가리아에서도 처음 사망자가 나오는 등 유럽 전역이 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매장에서 마스크가 모두 팔려 선반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AP·뉴시스
 
확산 차단을 위해 휴교령을 내리는 미국 주 정부가 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직접 나서 "앞으로 30일 동안 유럽으로부터 입국을 금지한다. 새로운 감염 케이스 유입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조치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이탈리아는 이미 생필품 판매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휴업령을 내렸고 스페인은 1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고 휴교령 등의 대책을 내놨다. 독일은 주요 문화 행사 등을 취소했다. 중국을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코로나19와 전면전에 돌입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전염병의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의 한 신발 상점에 '문 닫았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AP·뉴시스
 
'집에 가만히 있으라'는 대책들로 인해 미국과 유럽을 주요 소비시장으로 삼고 있는 전자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과 같이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지는 않으나, 탄탄한 경제력을 갖춘 미국과 유럽은 국내 전자업체가 생산한 TV,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의 주요 소비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면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자업계 전반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 미주 시장에서 가장 많은 33조299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유럽에서 적지 않은 13조79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3분기 국내(16조6976억원) 다음으로 북미(10조7549억원)와 유럽(6조2272억원)에서 선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내 휴업령과 휴교령 등으로 인해 당분간 소비 진작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추후 매출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모델이 지난달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 북미 최대 규모 공조 전시회 AHR EXPO 2020에서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풀 라인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조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1분기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중국과 달리 국내업체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이어가고 있다"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경영 관련해 튼튼한 체질을 갖춘 업체들이 더 빛나듯이 2분기 들어 그 '내공의 차이'가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유럽 정부가 발 빠르게 여러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너지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조치"라며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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