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기 거버넌스 1시간 전

‘결혼 페널티’, 이제는 없애야 한다

결혼을 앞둔 30대 맞벌이 직장인 A씨는 요즘 혼인신고 날짜를 고민하고 있다. 결혼식은 이미 잡았다. 그런데 집을 알아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얼마 전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뒤였다.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소득을 합산해서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지금보다 대출 조건이 나빠질 수도 있대요. 결혼하는 게 왜 집 구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모르겠어요.”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는 충분히 현실적인 고민이다. 결혼하면 두 사람의 소득과 자산을 함께 보는 제도가 많아진다. 미혼일 때는 각각 적용받던 기준이 혼인 후에는 달라질 수 있다. 정책대출의 소득요건을 다시 확인해야 하고, 청약 자격이나 주택 관련 세금도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결혼을 준비하면서 이런 계산까지 하게 된다.

“혼인신고를 하면 대출 한도가 얼마나 달라지지?”

“청약 자격에는 문제가 없을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은 뭐가 남지?”

결혼식은 예정대로 치르면서 혼인신고만 뒤로 미루는 선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현상을 두고 ‘결혼 페널티’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가 대출과 청약, 세제 등에서 혼인으로 불합리한 불이익이 생기는지 살펴보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다만 소득 기준을 조금 높이는 수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문제는 결혼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원을 줄이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구조다.

정책대출부터 그렇다. 혼인으로 소득이 합산되면서 기준을 넘더라도 실제 주거비 부담이 큰 신혼부부라면 일정 범위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완충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득만 볼 것이 아니라 주택 가격과 보유 자산, 실제 대출 부담 등을 함께 보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청약도 마찬가지다. 결혼 전 각자가 갖고 있던 청약 기회가 혼인과 동시에 지나치게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결혼을 장려하면서 정작 결혼한 두 사람이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는 선택지를 줄이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세금 제도는 더 쉽게 바꿔야 한다. 혼인 전과 후에 주택을 취득했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어떤 경우에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지를 당사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 국세청과 은행, 청약 관련 기관의 자료를 일일이 찾아가며 계산해야 한다면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한 것이다.

물론 대출과 청약 제도만 고친다고 청년들의 결혼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집값과 전셋값, 일자리 문제, 출산과 육아 비용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고칠 수 있는 제도까지 그대로 둘 필요는 없다.

결혼을 앞둔 사람이 은행 상담을 받고 나와 “혼인신고를 미뤄야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정책 담당자들은 그 질문부터 돌아봐야 한다.

A씨가 원하는 것은 특별대우가 아니다. 결혼했다고 더 많은 혜택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혼인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불리해지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결혼하라고 말하기 전에 제도부터 살펴볼 일이다.

결혼을 선택하라고 설득하는 사회보다,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이 제도 앞에서 다시 계산기를 두드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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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재재파더 G · 1시간 전

관심이 없다 보니까 잘 몰랐는데 이런 제도의 허점이 있었군요. 결혼 페널티 당연 없애야 합니다.

성하기 G · 1시간 전

주변에 이런 가정들 많아요. 혼인신고를 늦추는 경우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