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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미 거버넌스 2일 전

정치인은 자신을 만든 시민을 기억하는가

추석 연휴에 여권이 다시 술렁인다.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았고, 일부 언론은 대통령실의 법적 대응 검토 가능성까지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관련 보도를 부인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당 안에서도 “무시하는 것이 최선”이다와 “지지층 결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엇갈린다. 이번 논란에는 단순히 유시민 개인의 발언이나 대통령실의 대응 문제를 넘어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된다. 정치인은 자신을 성장시킨 시민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이다.

오늘의 유시민을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공격형 논객으로 본다면, 한때 그 역할을 했던 정치인이 노무현이었다. 마침 명절 연휴에 《노무현 평전》을 읽으며 정치 초년생 노무현을 다시 보게 됐다. 5공 청문회를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3당 합당을 정면으로 비판했고, 김영삼을 비롯한 기존 정치권과 자신이 속한 정치세력에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당을 바꿔도 그는 변하지 않고 당내에서는 몹시 불편한 존재였다. 언론에서는 무모한 정치인으로 비쳤다.

그런 노무현을 지탱한 것은 거대한 정치조직이 아니라 노사모였다. 노사모는 단순한 팬클럽 형식으로 시작한 자생적 조직이었지만 노무현과 함께 성장하면서, 평범한 시민들이 스스로 정치의 주체가 되어 정치인을 발굴하고 성장시킨 온·오프라인의 정치 실험 자체였다. 노무현의 정치적 성공은 노사모와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렵고, 노사모 역시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둘은 서로를 만들고 성장시켰다. 중요한 것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뒤에도 그 관계를 없던 일처럼 여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성장 역시 광장의 시민들과 분리해 설명하기 어렵다. 촛불과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시민들의 참여는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 표현이었고 그들이 이재명을 대통령이 되게 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후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여전히 정치의 주체로 존중받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일부는 떠나고 있다. 특히 광장의 한 축이었던 청년과 여성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묻는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특혜나 보상이 아니다. 자신들이 왜 거리로 나왔고 무엇을 요구했는지를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비판을 대하는 태도다. 정치인 대부분은 권력을 잡기 전에는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막상 권력을 잡으면,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의 말이 불편하게 여기기 마련이다. 특히 같은 진영에서 나온 비판까지 공격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정치인과 시민 사이에는 어느새 거리가 생긴다. 최근 유시민 작가를 둘러싼 논란도 결국 이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의 주장에 동의하느냐와는 별개로, 대통령이 자신에게 불편한 말을 어디까지 들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노무현과 이재명의 차이를 자신을 지지한 시민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고, 권력을 얻은 뒤 그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느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거침없이 쓴소리를 던지는 날카로운 스피커였지만, 자신을 지지한 시민들을 단순한 정치적 자산 정도로 여기지는 않았다. 특히 노사모는 선거 때만 도움을 주는 지지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출발점이었고  정치적 동반자였다.

지금의 이재명 대통령을 보면, 자신을 대통령이 되게 밀어준 광장의 시민들과 여전히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광장에서 응원봉을 들고 정치의 변화를 요구했던 사람들은 지금도 대통령의 시야 안에 있는가.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는 함께였지만, 권력을 얻은 뒤에는 이미 지나온 풍경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대부분의 정치인은 선거가 끝났다면 스스로의 힘으로 당선된 것으로 여기고 지지했던 시민을 그 관계까지 끝나는 양 무심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그가 노무현과 닮은 정치인으로 여겨지는 만큼 더 그래서는 안된다.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박수만 들을 것이 아니라 불편한 질문과 쓴소리도 들어야 한다. 자신을 만든 시민들이 왜 지지했는지 그 이유까지도 끝까지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에 권력을 가진 자들과 다르고, 꼭 보여줘야 할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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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성
성하기 G · 어제

촛불과 응원봉으로 상징되는 시민들의 참여는 단순한 선거운동이 아니라 정치적 의사 표현이었고 그들이 이재명을 대통령이 되게 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재
재재파더 G · 어제

개혁의 속도, 개혁의 방법에서 민주진보 진영 내 의견이 갈리는 듯 합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점은 의견의 다름이 단순히 의견의 다름이 아니라 같이 할 수 없는 단계로 까지 나가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대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짜
짜고미 G · 어제

재재파더님 반가워요. 명절 잘 보내셨나요~^^

재
재재파더 G · 어제

네 반가워요 짜고미님 곧 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