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스토마토
(국장석에서)지금 서로 싸울 때인가!
부정하고 싶겠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문제 해결이 가능해집니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0% 선이 무너졌으며, 이대로 방치했다간 20%대와 직면할지도 모릅니다
정치적 갈등이 격해질수록 서로 말을 낮추고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갈등을 봉합하는 것과 문제를 덮어두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뉴스토마토 <(국장석에서) 지금 서로 싸울 때인가!>의 글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도 바로 이 지점이다.
유시민과 김어준에 대한 비판을 ‘말싸움’ 정도로 치부하며 이제 그만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쉽게 문제를 정리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은 평범한 지지자가 아니다. 오랫동안 진보 진영의 여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온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말이 대통령과 국정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실과 해석이 뒤섞인 것은 없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당연하다.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더 엄격하게 말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최근 뉴스토마토 조사에서도 유시민의 행보를 ‘건전한 비평’으로 본 응답이 58.0%, ‘근거 없는 대통령 흔들기’라는 응답이 30.9%였다. 적어도 이 결과만 놓고 봐도 지금의 논쟁을 단순한 감정싸움으로 몰아갈 일은 아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 의미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 불편한 것은 국장석에서 말하는 ‘사선을 함께했던 동지적 관점에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보듬어야 한다’는 대목이다. 지금이 대 화합의 시대인가? 함께 싸웠던 동지였다는 이유로 비판의 날을 무디게 해야 하는가. 오히려 함께했던 사람이라면 잘못을 보았을 때 더 솔직하게 말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동지라는 이유로 덮어주는 것은 인간적으로는 따뜻해 보일 수 있으나 정치에서는 자칫 책임을 흐리는 온정이 될 수 있다.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도 지나치다. 유시민과 김어준이 대통령을 비판하고,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이에 반박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역사의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 평가는 지금 우리가 서로에게 붙이는 낙인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 국민과 기록이 판단할 몫이다. ‘역사의 죄인’이라는 거창한 말로 현재의 논쟁을 멈추게 하려는 것은 정작 따져야 할 일을 뒤로 밀어낼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두가 손을 잡고 상처를 보듬는 모습이 아니다. 누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다면 지적해야 하고, 유시민과 김어준의 비판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 역시 따져야 한다. 비판을 멈추라고 하기보다 그 비판이 맞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다.
정치는 동지애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한때 같은 길을 걸었다고 해서 비판을 면할 수도 없고, 서로 상처를 주었다고 해서 책임을 덮을 수도 없다. 화해가 필요하다면 그 다음의 일이다. 먼저 무엇이 잘못됐는지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묻는 것이 먼저다. 상처를 보듬는 일은 그 다음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장면보다, 국민 앞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솔직하게 말하는 일이다. 그래야 다시 마주 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도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