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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늑대사냥’ 장동윤 “제가 생각보다 엄청 나이가 많습니다”
“이 정도로 대사없는 배역 처음, 쉬울 줄 알았는데 대사 없어 연기 더 힘들어”
“이 영화 스타일리시함 꼭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프리퀄도 꼭 해보고 싶다”
2022-10-02 11:18:57 2022-10-02 11:18:5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분명 스크린에선 낯선 이름이다. 그리고 1020세대에겐 이 배우, ‘배우보단 정의로운 청년으로 더 이름 값이 높다. 대학 재학시절 편의점에서 강도를 잡고 뉴스에 출연했던 이슈가 이 배우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 곱상하다 못해 예쁘고, 예쁘다 못해 아름답다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이 배우. 요즘 세대들에겐 교회오빠의 전형을 보여 줄 가장 적절한 비주얼. 대구 출신이라 언뜻 말투에서 경상도의 센 억양이 조금씩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배우의 전제는 가녀린무엇이다. 남자 배우에겐 다소 무례한 표현일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 이 배우가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격렬하고 충격적인 비주얼의 상업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이 배우 캐스팅 여부를 아마도 ‘FM적인 이미지를 끌어와야 했기 때문이었을 듯싶다. 그의 반대편에는 끔찍한 악역으로 기억될 박종두가 있다. 그리고 이 배우가 연기한 이도일’. 영화 늑대사냥의 주인공 배우 장동윤에 대한 얘기다. 참고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장동윤에 대한 선입견이 완벽하게 깨질 것이다.
 
배우 장동윤. 사진=TCO(주)더콘텐츠온
 
장동윤은 2016년 웹드라마로 데뷔를 했다. 이후 주로 드라마에서 활동했다. 영화는 독립영화 몇 편 출연이 전부다. 아직은 경험이 일천하다. 그런 장동윤이 본격적인 상업 영화 출연으로 늑대사냥을 선택한 것은 정말 의외였다. 그의 선택이기보단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의 선택이 더 적절할 듯하긴 하다. 그럼에도 장동윤이 늑대사냥출연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기에 이뤄진 결과물일 듯하다.
 
영화 자체가 워낙 파격적인데 반대로 전 이 영화에서 제일 조용한 인물이에요. 지금까지 선보여 드린 제 이미지에서 사실 그렇게 큰 변화를 줬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솔직히 정말 새로운 걸 해보고 싶은데 그 욕심에 비해선 새로움이 그렇게 크진 않은 듯해요. 배우로서 제가 어디까지 해볼 수 있을까. 그걸 여전히 확인하는 과정에 놓인 신인의 입장에서 전 언제나 계속 파격을 넘어서고 싶어요.”
 
이런 의도 때문이라면 그의 늑대사냥선택은 근래 보기 드문 가장 강한 무엇과 맞닿게 될 듯하다. 그가 연기한 도일이란 인물, 극중 범죄자들이 타는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 프론티어 타이탄호 안에서도 가장 흉악한 범죄자들을 카리스마로 짓누르는 캐릭터다. 범죄자들의 리더 박종두’(서인국)마저 도일에게만큼은 뭐라 큰 소리를 치지 못할 정도다. 도일의 미스터리가 분명 존재했다. 그 미스터리를 표현할 가장 적절한 방법. 장동윤의 극중 대사량이다.
 
영화 '늑대사냥' 스틸.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아마 제 대사를 전부 합쳐도 A4 용지 3분의 1도 안될 거에요(웃음). 사실 시나리오에는 그보다는 더 많았어요. 그런데 촬영을 하면서 대사량이 점점 더 줄어들더라고요. 사실 이 정도로 대사가 없는 배역을 맡아 본 건 처음이에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대사가 적으니 연기가 쉬울 듯한데 오히려 더 어렵더라고요. 표현을 할 수 가 없으니 너무 답답했죠. 물론 감독님이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디렉팅을 해주셨는데 분명 낯선 방식이라 쉽진 않았어요.”
 
이 정도로 대사량이 극단적으로 제한된 배역은 소화를 위해선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 번 경험을 하고 나니 장동윤에겐 성장의 폭이 상당했다고. 자신이 느끼는 지점을 넘어서는 듯한 체감에 앞으로 이어질 다른 작품의 연기나 배역 소화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부로 체감이 되고 있단다. 그는 이번 배역을 소화하면서 데뷔 전 연기 스터디에서 공부를 했던 특이했던 경험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당시에 저도 배우는 입장에서 특이한 경험을 했었는데 연기를 하거나 대화를 할 때 한 가지 단어로만 모든 걸 소화를 해야 하는 거에요. ‘사과혹은 강아지또는 토마토등의 단어로 모든 연기와 대화를 해야만 해요. 그러니깐 이 단어 하나만 사용해서 대화의 억양을 입혀 표현해야 하는 거죠. 이번 영화를 소화하고 나니 대사를 보는 시각 자체가 완전 달라졌어요. 진짜 연기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계기 분명 된 것 같았죠.”
 
배우 장동윤. 사진=TCO(주)더콘텐츠온
 
그가 출연한 늑대사냥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 바로 이 영화의 파격적 수위다. ‘하드코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폭력적인 수위에서 한국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준이다. 특히 가 정말 많이 나온다. 왠만한 폭력 수위의 영화에서도 이 정도의 피는 등장하지 못할 정도 같다. 장동윤은 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하며 웃었다.
 
감독님이 말씀해 주신 걸 토대로 제가 밝히자면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피 값이 많이 들어간 영화가 저희 늑대사냥이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실제로 보셨겠지만 영화 속 피의 퀄리티도 되게 높잖아요(웃음). 일부 영화에선 가짜 피란 게 눈에 띄는데, 저흰 전부 다 진짜 같아요. 아마 종류도 대략 3가지 정도 같았는데, 그 중에는 실제로 먹어도 되는 피도 있어요. 감독님이 홍삼까지 넣었다라면서 촬영하다 피곤하면 좀 먹어도 된다고 해서 다들 웃기도 했죠.”
 
영화를 보고 있으면 한 가지 궁금해 지는 게 있을 것이다. ‘늑대사냥을 떠 받치는 두 명의 캐릭터 박종두이도일의 관계다. 박종두는 외모부터 흉측하다. 배 안의 형사들과 범죄자들을 단 번에 제압할 정도로 무자비하다. 하지만 그는 도일에게만큼은 거리를 둔다. 묘한 늬앙스의 대사도 있어서 두 인물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장동윤은 늑대사냥의 세계관이 생각보다 아주 크다고 귀띔했다.
 
영화 '늑대사냥' 스틸. 사진= TCO(주)더콘텐츠온
 
전부 밝힌 수는 없고 감독님이 저한테 다 밝히신 것도 아니지만 이 영화, 의외로 세계관이 커요(웃음). 이도일과 박종두는 이미 알고 있었던 사이인 건 맞아요. 감독님이 캐릭터마다 전사(前史)를 아주 세밀하게 구축해 놓으셨어요. 도일에 대한 전사가 담긴 종이도 몇 장이나 보여주셨죠. 제가 영화를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정도의 팁을 드리자면 도일은 종두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요. 거의 아버지뻘 정도 될 거에요(웃음)”
 
장동윤은 늑대사냥이 흥행에 꼭 성공해 이 영화의 프리퀄과 시퀄 모두가 제작이 돼 더 많은 관객이 이 세계관을 즐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 영화의 프리퀄이 꼭 제작이 되길 바란다는 개인적 욕심도 전했다. 그가 언급한 프리퀄은 자신이 연기한 이도일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 이 캐릭터 그리고 이 영화의 세계관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 있었다.
 
배우 장동윤. 사진=TCO(주)더콘텐츠온
 
국내에서 앞으로도 분명 접하기 힘든 스타일의 영화일 거에요. 이 세계관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요. 단순하게 잔혹한 표현 수위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게 좀 아쉬울 정도에요. 이 영화의 스타일리시함을 꼭 다시 한 번 제가 표현해 보고 싶어요. 특히 감독님께 전해 들은 프리퀄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이 생겼어요. 꼭 프리퀄에 대한 얘기를 제가 끌어가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꼭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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